(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2공장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살펴보고 있다. 2020.12.22/뉴스1
"렉키로나주 다음은?"…국산 2호 치료제 각축전 격화
의약품 임상은 통상 3상 단계까지 진행되는데 2상 단계 물질들이 2호 치료제 허가 후보군으로 꼽힌 까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코로나19 치료제 허가 절차가 '조건부 허가'로 진행돼서다. 조건부 허가는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사용을 우선 허가해주는 제도다. 국산 1호 치료제로 등극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와 최근 2호 치료제 심사 단계에서 고배를 마신 종근당의 나파벨탄도 조건부 허가 절차를 밟았다.
이 회사의 치료제는 이미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국내 의료현장에 치료제로 실전 투입 중이기도 하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이 위험한 환자를 위해 품목 허가 승인을 아직 받지 않은 의약품을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허가 확률 극대화 전략 가동…그래도 '2호 등극' 쉽지않은 이유는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품목허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식약처는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셀트리온 '렉키로나주'에 대해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 허가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상 임상시험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사용과정에서의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02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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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켐생명과학도 조만간 허가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녹용에서 기원한 물질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중인데, 이 물질은 코로나19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 폭풍(과도면역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망원인 차단을 노린 것이 이 회사의 조건부 허가 전략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미 시판 중이거나 임상단계에서 효과성이 충분하지 않아 상업화되지 않은 물질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중인 렘데시비르(기존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됐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식도염 치료제로 쓰이는 '호이스타정'을 바탕으로 경구형(먹는 방식)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같은 각 사 허가 확률 극대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국산 2호 치료제 등극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2호 치료제에 가장 근접했던 종근당의 나파벨탄이 치료효과 입증이 충분치 않았다는 예상 밖 결과를 받아들며 확실한 임상결과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나파벨탄은 중증 환자에서 일부 효과가 나타났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지만 유효성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에서 유효성이 확보가 안돼 발목이 잡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된 나파벨탄도 심사 관문을 넘지 못했다는 점은 각 사의 빠른 허가 전략에도 불구하고 유효성 확보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업계가 확실한 임상 결과 확보와 자료 정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