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실보전' 뉴딜펀드, 비싼 수수료·보수 뗀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정혜윤 기자 2021.03.2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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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실보전' 뉴딜펀드, 비싼 수수료·보수 뗀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가 오는 29일부터 판매된다. 이 펀드는 정부 자금이 후순위로 투입돼 선순위에 투자하는 일반투자자들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준다. 그러나 펀드의 수수료·보수만 2~3%에 달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참여형정책형뉴딜펀드의 A클래스 선취수수료는 1%, 합성총보수는 2%이고 C클래스는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합성총보수가 2.25%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아직 투자설명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주 판매에 돌입하기 때문에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

선취수수료는 펀드를 판매할 때 한번 내며 판매사인 증권사와 은행의 몫이다. 보수는 매년 지급해야 하는 비용으로 A클래스의 경우 판매회사가 0.5%, 상위운용사가 0.465%, 하위운용사가 1%, 기타로 이뤄져있다. C클래스는 판매회사가 0.74%, 상위운용사가 0.465%, 하위운용사가 1%, 기타로 구성돼 있다.



하위운용사는 메자닌 채권, 주식 등을 이용해 투자를 하는 회사들이다. 이들은 각각 0.8~1%의 보수를 설정했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지난달 하위운용사 9곳(펀드 10개)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지브이에이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펀드 2개) △파인밸류자산운용 △포커스자산운용이다.

한 하위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비유동성자산 펀드의 경우 연간 보수를 1.5%까지 받기도 한다"며 "정부 사업인만큼 상대적으로 보수를 낮췄다"고 말했다. 피투자운용사들은 또 펀드 목표 결성금액의 1.5% 이상을 정부와 함께 후순위출자해야 한다.

상위운용사 5곳은 이들 10개의 펀드를 담아 묶는 역할을 한다. 상위운용사 전략에 따라 어떤 하위 펀드의 비중을 키울지 결정된다. 상위운용사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IBK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다. 하위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공모펀드 라이센스가 없다보니 상위운용사가 재간접으로 펀드를 담는 형태가 취해진 것이다.


판매사는 운용에 관여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매하는 창구가 된다. A 클래스의 선취수수료가 붙는 대신 연간 내야 하는 판매보수가 낮고, C클래스는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판매보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수수료 및 보수는 운용사와 판매사 협의사항이다. 자본시장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상한선(수수료 2%, 판매보수 1%) 내에서 결정된다.

선취수수료는 판매사들의 판매 인력,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한 것이다. 판매보수는 판매사가 펀드 판매 이후에도 고객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지급된다. 그러나 정부 정책 펀드로 홍보와 안전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선취수수료 1%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공모펀드의 평균 선취수수료는 0.9% 수준이다.

또 이 펀드는 4년간 폐쇄형으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펀드는 판매 완료 이후 90일 이내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된다. 투자자들은 '환매'가 아니라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펀드가 증시에서 거래되면 판매사는 실제 투자자가 누군지 알수 없게 되는데, 매년 상위 운용사 이상의 판매보수를 받는 것도 비합리적인 구조다.

특히 투자자에게 전가되는 수수료·보수가 높아지면 펀드 수익률 상승에도 걸림돌이 된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수료·보수를 높게 받을 만큼 판매사 PB(프라임브로커)가 제대로 알고 팔았다면 일련의 펀드 사고가 생겼겠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용사는 판매사라는 거대 채널을 위해 높은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는 오는 29일부터 4월16일까지 자금을 모집한 뒤 4월19일에 설정될 예정이다.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중 20%를 정부가, 1.5%는 피투자운용사가 후순위로 자금을 출자해 총 21.5%가 후순위 우선손실충당이 된다. 이익은 선순위 원금부터 돌아가 일반 투자자들은 후순위 자금보다 더 높은 이익과 낮은 손실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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