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건강기능식품'…코로나19가 띄운 5조원 시장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3.21 10:50
글자크기

노바렉스, 에이치엘사이언스 성장성↑…규제 완화로 개인맞춤형 건기식도 '꿈틀'

'밥보다 건강기능식품'…코로나19가 띄운 5조원 시장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이 5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식품·유통·제약업계에서 모두 진출이 가능한데다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성장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대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 규모는 무난히 5조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강기능식품은 소비자들의 수요와 규제 완화, 기업들의 신사업 투자 확대 등이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10개 상장사(전사 또는 부문)의 합산 매출액은 2조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해당 집계에 반영된 건강기능식품 상장사는 노바렉스, 에이치엘사이언스, 뉴트리, 쎌바이오텍, 팜스빌, 코스맥스엔비티, 종근당건강, 비피도, 콜마비앤에이치, 서흥 건기식 등이다.

국내 가구의 건강기능식품 구매경험률은 78.9%로 100가구 중 79가구가 1년에 한 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 소비력을 나타내는 평균 구매액도 올해 32만1077원까지 상승했다.



이중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ODM(생산자개발방식)·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생산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노바렉스 (9,460원 ▼70 -0.73%)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노바렉스는 200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상위 20개 고객사 매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65%를 차지한다.

노바렉스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한 2228억원, 영업이익으로 65.5% 증가한 27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노바렉스의 매출액 추정치로 전년 대비 27.5% 증가한 2841억원, 영업이익은 35.2% 증가한 365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한 오송 신공장이 하반기 완공되면 기존 대비 생산능력이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회사는 현재 36개인 개별인정원료를 3년 내에 5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개별인정원료는 일정 기간 동안 식약처 심사를 거쳐 인증을 받아야 하고, 등록이 되면 최소 6년간 독점적 생산 권한을 확보하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된다.


노바렉스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개별인정원료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낮은 OEM보다는 ODM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사이언스 (13,890원 ▲100 +0.73%) 역시 올해 매출액 1800억원대, 영업이익률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치엘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11.5% 증가한 1430억원, 영업이익으로 0.2% 감소한 23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역시 원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2년 7월 완공을 목표로 190억원을 투자해 충주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개발 전문 업체인 쎌바이오텍 (12,030원 ▼120 -0.99%)은 2018년 말 주요 고객사인 암웨이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OEM 매출이 급감했으나 최근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올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올해 전면 허용 가능성 높아…개인 맞춤형 수요↑
지난해 4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를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녹십자웰빙, 필로시스헬스케어 등 17개 업체가 두 차례에 걸쳐 규제특례 대상사업자로 선정됐다.

녹십자웰빙 (10,100원 ▼100 -0.98%)은 올 상반기 중 자체 브랜드 '닥터피엔티' 제품으로 건기식 소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로 알려진 필로시스헬스케어 (1,740원 ▲45 +2.65%)도 오는 5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에 간호사를 배치해 건강 상담을 하면서 건기식을 추천·판매하는 방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실증사업 중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올해 안에 '건강기능식품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를 전면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별로 필요한 영양성분의 종류뿐만 아니라 함량까지 정밀히 도출해 영양제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건기식 시장에서도 새로운 '구독경제' 서비스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