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접속장애로 강제 홀딩…증권사는 "매도자만 보상"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구단비 기자 2021.03.2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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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종목토론방 캡처/사진=네이버 종목토론방 캡처


지난 19일 오전 일부 증권사들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먹통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졌다. 이에 증권사들은 전산장애로 인한 고객 보상신청을 접수하겠다며 진정에 나섰다.





◇ 개미들 "로그인도 안돼" "강제로 홀딩했다" "제대로 손해배상해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날 미래에셋대우 등 일부 증권사에 따르면 장 시작 직후부터 MTS, HTS 접속 장애가 나타났다. 상장 이틀째인 SK바이오사이언스 거래량이 1220만8469주로 전일대비 1393.3% 급증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61,700원 ▼300 -0.48%)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증권사를 향한 분노가 가득했다. 한 누리꾼은 "증권사들 오전에 개인들 못 파게 하고 지들만 판 거냐"고 불만을 표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48%) 하락한 16만6500원에 거래 마감되자 장중 최고가에 팔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한 투자자는 "오전에 접속 안 되는 바람에 18만원대에도 못 판 개미들이 많을 것"이라며 "제대로 손해배상 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미래에셋 때문에 강제로 홀딩했다" "호가창도 못 봤다" "HTS는 된다고 해서 급하게 깔았는데 이것도 로그인이 안 되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다른 여러 종목들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손해 공유는 이어졌다. 투자자 A씨도 "서버 장애로 장 시작 5분 후부터 먹통이라 금호석유 매수 못 해서 속이 너무 상한다"며 "증권회사를 바꿔야 되냐"는 글을 올렸다.

다른 투자자들도 "던져야 되는데 안 되네요" "답답해서 미치겠다" "망했어요" "보상 안 해 주냐" "내 핸드폰 문제인 줄 알았는데 증권사 문제였구나" "SK바이오사이언스 25주나 갖고 있는데 접속 중 먹통됐다" 등의 동조 의견을 남겼다.

누리꾼 B씨는 근처 지점으로 방문해 직접 문의를 하기도 했다. B씨는 "가까운 곳에 지점이 있어 방문해보니 보상등록하라고 했다"며 보상절차 안내문을 온라인에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보상요청서 접수는 홈페이지, 영업점 및 고객센터로 가능하며 오는 23일까지다. 보상금액 지급 예정도 영업일 기준 14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서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분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 기준이 오류 시점 매도를 체결한 고객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로그인이 안 되는데 어떻게 매도를 하냐" "보상기준 너무 이상한 것 같다" 등의 불만을 표했다.


◇ 미래에셋대우 "매도 진행한 고객 대상으로 보상신청 접수"
/사진=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캡처/사진=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캡처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전산장애로 인한 고객 보상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보상 대상은 이날 매도를 진행한 고객들이다. 고객의 실제 매도가와 로그인 시도 시점 대비 마이너스 차액을 보상할 계획이다. 보상 근거가 없는 매수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보상 기준이 될 구체적인 로그인 시도 시점 당시 주가와 매도가 등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화 또는 로그인 기록이 없는 경우 △비상주문 등 대체 수단을 활용이 가능할 때 △주문시점으로부터 장애 복구 시까지 체결이 불가능한 가격 △신규 매수주문 등에 따른 기회비용 △고객이 장애 확인 중 발생한 주가 변동 △비상주문 시도 중 발생한 주가 변동 △이익 발생 등은 보상 예외사항으로 뒀다.

이날 오전 미래에셋대우 MTS 'm.Stock'을 비롯한 거래 채널은 개장 직후부터 오전 10시 30분경까지 먹통이 됐다.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로그인을 할 수 없었다.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대표전화로의 전화 연결도 불가능했다.

원인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상장 이틀째를 맞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거래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동 주관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 전체 공모주 물량의 22%(504만9000주)를 배정 받았다. NH투자증권(37%), 한국투자증권(23%) 다음으로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등 주식을 거래하려는 고객이 일시적으로 급증하여 일부 MTS, HTS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며 "현재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NH투자증권 MTS '모바일증권 나무'에서도 매수·매도 체결 알림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매수와 매도 체결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주문내역 및 체결 조회 반영이 지연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매수와 매도 체결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접속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체결 알림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전날 나스닥이 3% 급락한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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