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1.03.21 13:33
글자크기
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페이스북에서 눈에 띄어 레깅스 '안다르'를 산 경험이 있다면. 올리브영 글로벌 사이트에서 '역직구'를 한 적이 있다면. 모두 인식하지 못했겠지만 '카페24 (15,400원 ▼180 -1.16%)'를 만난 셈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은 카페24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24의 숨겨진 성장동력은 범용성과 무궁무진한 확장성에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는 '클릭'의 시작부터 소비자의 집앞까지 배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카페24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웹 포스팅, 결제, 상품 관리, 배송, 광고마케팅 등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하나의 '함선'을 만들기 위한 볼트와 너트까지 준비된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이 '함선'을 전세계로 띄우는 일까지 맡고 있다. 아시아권을 비롯해 미국, 유럽의 맞춤형 결제서비스, 배송, 웹 포스팅 등을 이미 구축했다. 외국어 번역 서비스는 물론이고 현지 마케팅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속속 추가되고 있다.

카페24는 2018년 ‘테슬라 요건 상장(적자기업 상장특례) 1호’ 로 증시에 입성한 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듬해 '루키 징크스'(상장 후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극복 과정에서 각광받은 '비대면 쇼핑'의 확대로 주가는 1년 사이 3배 가까이 오르며 공모가에 근접한 상태다. 증권가도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꼽는다.



국내 '동종업계'는 없다....해외 '쇼피파이'와 같은 D2C 모델
카페24가 1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9 카페24 온라인 비즈니스 페어' 행사 모습. 이재석 카페24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카페24가 1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9 카페24 온라인 비즈니스 페어' 행사 모습. 이재석 카페24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 주력해온 카페24는 코로나19를 계기로 D2C(Direct To Consumer, 자사 쇼핑몰)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자 자사몰을 만들어 물건을 팔려는 창업자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오프라인 기반이었던 대기업들이 D2C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사몰 구축에 힘을 쏟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이마케터(eMarketer)는 대기업의 D2C 도입률을 2020년 11%에서 2024년 2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 SM엔터테인먼트, 올리브영(글로벌 버전) 등 대기업들이 카페24를 통해 D2C 쇼핑몰을 구축했다. 일본에서는 연 매출액 1조 6000억원 규모의 패션대기업 TSI홀딩스가 카페24의 일본 플랫폼 기반으로 쇼핑몰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카페24 플랫폼을 통한 D2C 쇼핑몰 수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80만 여개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만 13만2714곳의 D2C 쇼핑몰이 카페24을 통해 만들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로 온라인 쇼핑인구가 급증하면서 자체 브랜드 알리는 동시에 판매가 가능한 D2C몰 수요가 늘었다"며 "대기업들의 D2C 도입률은 2020년 11%에서 2024년에는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 측은 "어떤 소비자가 언제, 어떤 경로로 접속해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자체 파악, 다음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 빅데이터는 추후 기업과 고객의 '맞춤형' 서비스로 활용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현재 국내에서 카페24와 같은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기업 중에선 캐나다 기업 '쇼피파이'가 카페24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쇼피파이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2015년 당시 주당 17달러, 시가총액 12억 7000만 달러(약 1조 3850억 원)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새롭게 열린 전세계 '셀러브리티·인플루언서 시장'...페이스북 숍스
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카페24는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페이스북과의 이커머스 마케팅 파트너 '페이스북 숍스' 프로젝트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아마존의 ‘End-to-End’ 전략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사업자들이 상품 판매 채널을 열고, (이번 파트너 기업들의) 물류와 결제, 분석 툴 등을 제공할 것”이라며 페이스북 숍스의 출범을 알렸다.

프로젝트 참여기업은 카페24(한국), 쇼피파이(캐나다), 빅커머스(미국), 우커머스(미국), 피도노믹스(미국), 채널어드바이저(미국), 세드커머스(인도), 티엔다누베(라틴아메리가) 등 8곳이다. 이들 기업은 D2C 쇼핑몰 설립과 운영 노하우를 수년간 구축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페이스북 숍스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드램의 사진, 게시글을 통해 더 손쉽게 자사 쇼핑몰로 연동해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예컨대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보다 드레스, 구두, 가방 등에 흰 점이 생성되며 가격과 구매 가능한 사이트로 링크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D2C 쇼핑몰의 역할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페24 측은 "페이스북 숍스를 통해 31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에게 상품을 실시간 선보이면서 글로벌 진출까지 용이해졌다"고 자평했다.

상장 이듬해 순이익·영업이익률 '+'(플러스) ...올해는 이익률 '+' 기대감

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카페24는 꾸준히 성장하는 동시에 공급망서비스(풀필먼트, 상품공급 등) 확대와 투자가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고객이 늘어나는 만큼 고정비가 증가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온 배경이다.

지난해 거래대금 10조원을 돌파하면서 매출액은 2500억원, 영업이익 84억원, 순이익 8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영업익과 순이익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부턴 영업이익률도 성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카페24의 올해 매출전망은 3000억원, 영업이익도 160억원을 바라보고있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은 '두 배'가 된다.

이를 앞두고 올해 초 사업부문을 EC플랫폼, 인프라, 기타로 조직 개편했다. EC플랫폼은 결제솔루션, EC솔루션(SMS, 도메인 등), 비즈니스솔루션(CS,운영, 판매대행 등), 공급망서비스(풀필먼트, 상품공급 등), 마케팅솔루션(광고,컨설팅 등) 등이다. 핵심 EC솔루션과 결제솔루션의 성장과 함께 다른 사업부의 경쟁력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다.

증권가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한 수익성 개선을 전망한다. 이민희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핵심 사업인 결제솔루션과 EC솔루션이 지난해도 각각 23%, 38% 성장해 전체 매출 성장률이 14%를 크게 웃돌았다"며 "쇼핑몰거래액(GMV) 대비 매출액 비율을 보더라도 결제와 EC솔루션은 각각 작년 0.59%, 0.27%로 2019년 0.57%, 0.23%와 비교해 지속 상승 추세인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백신 보급으로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도 카페24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COVID-19 악영향을 받은 패션, 잡화 쇼핑몰 의존도가 절반 가까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엔 성공했다"며 "올해는 백신 보급 후 소비활동이 정상화된다면 패션 부문 회복으로 16% 성장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2C다음엔 D2C...카페24 "전세계 소비자 직접 노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