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폭스바겐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생산해온 파우치형 배터리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가 주력 생산하는 각형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17일 서울 용산구 폭스바겐 한남전시장. 2021.3.17/뉴스1
LG화학 (373,500원 ▲500 +0.13%), 삼성SDI (408,500원 ▼5,000 -1.21%),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 등 국내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고성장은 이제 막 시작됐고, 고객사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주요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 폭스바겐은 파워데이에서 202년부터 '통합형 셀'이라고 부르는 각형 전고체 배터리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로 파우치 형태를 생산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양극재 매출의 60~70%를 삼성SDI가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의 양극재·음극재 1차 공급사를 맡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LG화학에 의존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 하방 압력을 있을 수 있지만 배터리 시장 고성장과 이로 인한 고객사 다양화 등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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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찬 KB증권 이사는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고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2025년까지는 38%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늘어난 파이만큼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현재도 국내 소재업체들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CATL이나 일본 파나소닉에도 동박과 분리막 등을 공급하고 있다"며 "향후 해외 고객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생산설비 확장에 나선 기업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팀장은 "아직 고객사가 다 정해지지 않은 업체들의 경우 유럽과 중국 등 여러국가의 배터리 업체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며 "최근 유럽 시장에서 증설에 나선 솔루스첨단소재 (18,100원 ▼170 -0.93%)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형 배터리 도입으로 인한 배터리 소재별 유불리도 없다고 설명했다. 백 이사는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자체는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며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분리막이 따로 필요없기 때문에 분리막 제조업체의 경우 실적이 위축될 수 있지만, 경제성이 없어 실현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