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K백신도 온다…"최소 2만명 3상 문턱 넘어야"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3.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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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인도네시아 임상3상 IND 제출…셀리드 "8월 긴급사용승인 신청"

올 하반기 K백신도 온다…"최소 2만명 3상 문턱 넘어야"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이 코로나19(COVID-19) '게임 클로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효과·유통편의성에서 최적화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개발실장)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국내 바이오기업이 생산한 코로나19(COVID-19) 백신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 유바이오로직스 (13,910원 ▲80 +0.58%), 제넥신 (7,280원 ▼70 -0.95%),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 5개사가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의 1/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제넥신 (7,280원 ▼70 -0.95%)은 전날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임상 2/3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2/3상을 위해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한 상태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5개 병원에서 1000명 규모 임상2/3상을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국가에서 총 3만명 규모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제넥신은 임상 2상과 3상을 한 번에 진행해 안전성과 면역원성 및 방어 효능까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임상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3만명 규모 임상시험에 약 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백신의 방어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선 임상참여자들이 사회로 복귀한 뒤 감염률을 추적해야 한다"며 "국내는 임상 3상을 진행하기에는 감염률이 너무 낮아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셀리드 (3,870원 ▼25 -0.64%)는 세포 기반의 항암면역치료백신 플랫폼인 셀리백스(CeliVax)에서 사용한 아데노바이러스 Ad5/35 벡터를 기반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암 치료용 백신으로 사용된 전력이 있으며 기존 40여명 암 환자에 150차례 투여된 바가 있어 기술력과 안전성에 대해 어느 정도 검증을 마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오는 6월 2b상을 끝내고 8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라 국내 백신 개발사 중에선 속도가 가장 빠르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1세대 백신은 LG화학과 함께 안동 동물세포실증센터에서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3월 중순 경 150명 대상 2a상을 진행하고 6월 경 1000명 대상 2b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8월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이날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CMO(위탁생산)·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맡고 있는 것 외에도 자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합성항원 방식의 두 백신후보물질(NBP2001, GBP510)을 개발 중이며, NBP2001은 임상 1상, GB510은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중 두 후보물질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개발실장은 "올해 3분기 정도에 두 프로젝트의 중간결과를 확인하고 최종후보 백신을 선정해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진원생명과학 (2,375원 ▼10 -0.42%)은 내년 초 식약처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아 지난해 말 첫 임상환자에게 코로나19 백신 GLS-5310을 투여했다. DNA백신으로 기존 백신과는 달리 상온에서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13,910원 ▲80 +0.58%)도 지난달 26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의 국내 임상 1상 첫 접종을 시작했다. 회사는 '유코백-19'의 임상 1상은 이르면 5월까지 마무리하고 8월 중 임상 2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백신 개발사들은 글로벌 제약사 대비 출시시기가 늦은만큼 효과나 유통편의성 면에서 최적화된 백신을 출시해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에 출시된 백신들이 최소 2만~4만명의 대규모 3상 임상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각국에서 효과성·안전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어 국내 제약사로선 임상 3상 진행이 백신 개발에 있어서 최대의 '허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코로나19 발병률이 낮아 임상 3상 진행이 사실상 어려운 것도 백신 개발사들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과 백신 접종을 구분해서 진행하기 보다는 기존 출시된 백신과 비교 임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면 경제적 이점도 있고 임상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며 "식약처가 기존 백신과의 방어능 상관계수(COP)를 확보하는 등 절차적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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