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정조준"…60년 우리들제약 '제 2의 창업'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3.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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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우리들제약 (5,230원 ▲20 +0.38%)이 제2의 창업에 나선다. 60년간 제약 영역에서 다져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바이오를 정조준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토대로 바이오신약 개발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우리들제약은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에 사명을 '팜젠사이언스'로 바꾸는 정관 변경의 건을 의안으로 올릴 예정이다.



의안으로 올린 새 사명에는 'Pharm(제약), Gen(유전자), Science(과학)' 세 가지 의미가 담겼다. 이 회사가 앞으로 지향할 방향이다. 제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영역에 과학으로 도전하겠다는 것. 물론 사명 변경은 주주 동의를 얻야 하지만, 여기에 제2 창업 의지가 반영됐다.

1961년 창립한 우리들제약은 순환기, 소화기, 항생제 등의 전문의약품과 오랜 전통을 이어온 미가펜, 네프리스 등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아올렸다. '수도약품'이었던 사명은 우리들병원에 2004년 인수된 뒤 현재의 사명인 우리들제약이 됐다.



60년간 제약 영역에서의 약진은 꾸준했다. 지난해에도 고중성지방 치료제 로티지연질캡슐, 위염·위궤양 치료제 파모티린정,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프라탐서방정의 고함량인 0.4mg제제, 전 진료과에 처방 가능한 효소소염제 멜라인정 등을 연이어 발매했다. 작지만 단단한 회사였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2011년 200억원대 였던 매출은 지난해 966억원까지 매년 늘어 1000억원 돌파를 앞뒀다.

하지만 이 같은 꾸준함은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성장하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그동안 우리의 영역이 아니었다"며 "이제 글로벌 바이오 신약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환점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바이오신약 추진단'을 신설한 상태다. 바이오 신약을 향한 발걸음은 빠르게 움직인다. 지난 달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과 'AI·빅데이타를 활용한 바이오 신약개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당뇨와 치매 등 난치성질환, 다빈도질환을 겪는 환자의 다양한 의료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바이오 신약 연구에 나선다는 포부다.


2019년 인수한 진단키트 시장의 선두주자 액세스바이오도 우리들제약의 바이오 도약을 위한 한 축이다. 액세스바이오는 말라리아 진단키트 세계 최고 기업.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의 해외 공급 판권을 체결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원 신속진단키트의 수출 허가도 승인받았다.

제약에서 쌓았던 꾸준함은 바이오를 통한 제2 창업의 '실탄'이 될 전망이다. 한때 30~50억원 사이를 오가던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꾸준히 올라 현재 25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규모에 비해 현금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액세스바이오 이후 또 다른 인수후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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