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종근당 나파벨탄, 2상 결과로 유효성 입증 못해"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3.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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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품목허가 치료제 첫 관문서 '고배'…"추기 임상연구 필요"

종근당 나파벨탄종근당 나파벨탄


종근당 (110,200원 ▼3,300 -2.91%)의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이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전문가 자문단은 종근당의 '나파벨탄주'에 품목허가를 내려면 3상 임상연구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외부 전문가가 다수 포함된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검증자문단)의 17일 자문회의 결과 "제출된 2상 임상시험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코로나19 치료에 관한 신청 효능·효과 추가'를 위해선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정식 허가 전 검증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에 이르는 3단계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있다.

검증 자문단은 종근당의 '나파벨탄주' 관련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까지의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이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분석한 '조기경고점수'(NEWS) 7점 이상인 환자군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나 이 역시도 치료효과가 입증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식약처는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3중 자문절차 중 다음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추후 나파벨탄주의 3상 임상시험계획을 충실히 설계해 진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검증 자문단은 중증 고위험군 환자 치료제로서 허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출된 2상 임상시험 결과만으로 이 약을 허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임상결과를 제출받아 허가심사하라"고 권고했다.

식약처 자문단 "시험군·대조군 임상적 개선시간 동일"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등 5명과 식약처 내부 코로나19 위기대응지원본부 화학치료제심사반의 총괄검토팀, 임상심사팀 등 4명이 참석했다.

제출된 임상시험자료는 러시아에서 수행된 2상 임상시험 1건이다. 러시아의 13개 임상시험기관에서 환자 104명에게 공개·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코로나19 표준치료를 받는 환자군(대조군, 51명)과 표준치료와 시험약을 함께 투여하는 환자군(시험군, 53명)으로 나누어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임상시험에선 '나파벨탄주'를 시험군에 10일간 투여했으며 임상적 개선까지 소요된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해 평가했다.

평가 결과, 유효성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52명)과 대조군(50명)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추가적으로 평가한 바이러스 검사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바이러스 음전소요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조기 경고점수가 7점 이상인 일부 특정 환자군(36명)에 대해 추가 분석한 결과,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18명) 11일, 대조군(18명) 14일로 차이를 나타냈다. 조기 경고 점수는 가지 임상적인 변수(호흡수, 산소 포화도, 보조 산소, 체온, 수축기 혈압, 심박수, 의식 수준)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안전성 평가 결과, 제출된 임상시험 중 시험군에서 빈번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정맥염, 저나트륨혈증, 호흡부전 등으로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검증 자문단은 "해당 환자군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의된 가설에 따라 임상시험이 수행되고 통계적인 검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제출된 임상시험은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계획된 임상시험이 아니어서 이 결과는 탐색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임상시험의 설계가 '공개'시험으로서 임상시험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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