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주가상승 노렸나…바이오 기업, 줄줄이 무상증자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3.18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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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무상증자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주주환원용이긴 하지만 주주총회를 앞두고 단기 주가 부양용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호재성 공시 이후 주가가 급변하는 종목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유유제약 (5,070원 ▼70 -1.36%)은 100%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기존 유유제약 보통주 1주를 보유한 주주는 추가로 1주를 무상으로 받게된다.



유유제약이 이번 무상증자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보통주·우선주 합계 875만3643주다. 신주 배정은 오는 31일, 상장은 4월21일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발행되는 신주를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방식의 증자다. 기존 주주들은 주식 대금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1주 가격으로 1주 이상을 가질 수 있는 이득을 얻게돼 주로 단기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유제약도 무상증자를 밝힌 16일 종가가 전거래일 대비 2700원(21.77%) 오른 1만5100원으로 뛰었다. 장중에는 전거래일 대비 26.61% 오른 1만57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에서는 유유제약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동구바이오제약 (6,250원 ▼70 -1.11%), EDGC (472원 ▼10 -2.07%), 화일약품 (1,652원 ▼20 -1.20%), 제이브이엠 (29,500원 ▲1,350 +4.80%), 에이치엘비 (105,200원 ▼4,500 -4.10%), 에이치엘비생명과학 (20,450원 ▼950 -4.44%) 등 10여개에 달한다.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들은 대부분 주가 상승 결과를 얻었다. 알테오젠 (197,400원 ▼10,100 -4.87%)의 경우 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올린 지난 10일 장중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22.82% 상승한 14만4000원에 거래됐다.

EDGC 역시 지난 3일 무상증자 공시 후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15.91% 증가한 1만200원을 기록했다. 제이브이엠은 무상증자 결정 공시 이후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10.84% 상승한 3만6800원까지 올랐다.

일각에서 무상증자를 단기 주가 관리용으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 같은 경우는 지난달 허위공시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락했는데 무상증자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제약바이오 업계측에서는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을 위한 것" "기존 주주에 대한 주주가치 환원 목적" 등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결정할 때 무상증자만이 아닌 기업의 기초체력 자체를 살펴봐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증자는 단지 회계적인 변화를 줄 뿐 기업 가치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며 "또한 무상증자 후 상승한 주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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