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5G 장비株…부진 탈출 서막 열리나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3.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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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5G 장비株…부진 탈출 서막 열리나


극심한 주가 부진에 빠졌던 5G 장비주가 이달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캐나다에서 5G 장비 계약을 체결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코로나19 이후 신규 투자가 줄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5G주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G 대장주로 꼽히는 케이엠더블유는 전날보다 3.56%(2300원) 오른 6만6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오이솔루션, 서진시스템도 각각 2.26%, 1.58% 오른 4만7450원과 4만50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5G 장비 관련주들은 0.33% 상승에 그친 코스닥을 대부분 뛰어넘었다.

국내 증시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돌파한 반면 5G 장비업체들은 지난해 중순 주가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5G 관련 투자가 지연되면서 수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9월 9만원을 넘봤지만 이달 초에는 5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한 달은 코스닥 부진과 맞물려 19.4% 하락하는 부진을 겪으면서 시가총액 10위권에서도 밀려났다. 그외 여러 5G 장비주가 대부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주요 납품회사인 삼성전자의 해외 수주 상황 역시 그동안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미국 버라이즌과 약 8조원 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이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에릭슨, 노키아 등과 미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주가 다소 주춤했고, 결국 5G 장비주 역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전날 삼성전자가 캐나다 업체와 새로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이동통신사업자 사스크텔에 5G와 4G LTE 이동통신 기지국, 가상화 코어 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캐나다 시장 진출 이후 3번째 수주로, 특히 중국 화웨이를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오승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5G장비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아 부진했지만 장기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섹터"라며 "최근 삼성전자의 해외 성과가 나오고 있고, 일본과 인도 등을 향한 기대감도 반영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인도 최대 통신사업자인 릴라이언스지오 공급업체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인도는 3월 신규 주파수 경매를 마쳤고 본격적인 5G 구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건은 미국과 달리 삼성부품 공급도 국내 소수 업체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수혜 폭이 더 클 전망"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밀렸던 5G 투자가 올해부터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5G 장비주의 실적도 올해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영업이익 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7%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280% 이상 대폭 증가한 12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아직 추세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T&T 장비 수주전에서 탈락하는 것이 확정된 것으로 보이는 등 아직 구체적인 반등 시점을 점치기 어렵다"며 "사스크텔 계약 역시 아직 구체적인 수주 물량이 결정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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