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는 기업이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주주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더 많은 주식을 가질 수 있어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 무상증자는 간편한 주가방어 수단이다. 시장에서는 무상증자를 호재로 받아들여 주가가 상승한다.
실제로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한 제약·바이오 업체 15곳 중 2곳을 제외하고 모두 발표 당일 주가가 상승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2월15일 무상증자 결정 공시일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일약품} 주가는 22.43% 상승했고, {유유제약}은 21.77%, 알테오젠은 19.83% 올랐다. 셀리버리, EDGC의 주가도 10% 이상 급등했다.
지난 10일 알테오젠은 지난해 7월 100% 무상증자 단행 후 8개월 만에 50%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과 왜곡된 내용의 정보로 인해 주가가 많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번 무상증자는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허위공시 논란으로 휘청이던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 (21,900원 ▲500 +2.34%)의 주가는 지난 달 26일 무상증자 결정 공시 당일 각각 8.72%와 17.04% 올랐다.
무상증자 결정 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되풀이되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상증자가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주가를 올리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무상증자를 결정한 업체들의 무상증자 비율은 대부분 50% 이상이다. 15개 업체 중 무상증자 비율이 50%인 곳은 4곳, 100%인 곳은 6곳이다. 동구바이오제약과 화일제약은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2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주주 가치 제고보다는 주가방어나 상승을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들로 인해 또다시 제약·바이오 업계의 투명성 문제가 불거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