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본 기성용 후배 "가해자들 TV 나와 거짓말, 죽이고 싶다"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3.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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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FC서울 기성용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FC서울 기성용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최근 축구선수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이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라 주장하고 있는 기성용의 후배가 "TV에 나와서 저러고 있으니 죽여버리고 싶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 16일 MBC 'PD수첩'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부제로 최근 스포츠계를 강타한 '학교 폭력'을 다뤘다. 이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 B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물론 우리가 또 다른 사건의 가해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성용과 다른 선배로부터 당한 피해 사실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재영·이다영 자매 '학폭 사태'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원한을 풀고 성폭행의 뿌리를 뽑고 싶었다"며 "내가 분명 기성용에게 당했는데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으니 우리 부모님 심정은 어떻겠느냐. 내 말이 만약 거짓말이라면 나는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수 있다"고 울먹였다.



B씨는 자신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는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당시엔 정말 피해자들의 심정을 몰랐다. 그때 나와 A는 언론에 나올 정도로 처벌을 받았는데 그게 사과인 줄 알았다"며 "어른이 되고 나니까 가해했던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했던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도 출연해 "A와 B의 피해 사실이 매우 구체적"이라며 "피해자들은 C씨(기성용)와 D씨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충격적 진술을 했다.

PD수첩 방영 후 A·B·C·D의 초등학교 후배 E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 B씨의 성폭행에 대해 추가 폭로하며 분노를 표했다.


E씨는 앞서 "기성용에게 2000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와 B가 중학생이던 2004년 나를 수차례 성폭행했다"며 "A와 B는 기성용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당할 사람들이 아니고 오히려 악랄한 성폭행 가해자"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방송에서 가해자들이 성폭행의 뿌리를 뽑고 싶다고 하더라"며 "저들은 13명을 집합시켜 한 명을 붙잡게 하고 강제로 자위행위를 시켰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대회에 나가면 모텔에서 야한 영상을 틀어놓고 2명에게 누가 먼저 자위하나 경쟁시켰다"며 "또 기성용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구강성교도 이들이 강제로 시키며 웃었다"고 덧붙였다.

E씨는 또 "지금까지 나는 사과 한 번 못 받았다. 당한 게 너무나도 많다"며 "쓰레기들이 TV에 나와서 저러고 있으니 죽여버리고 싶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A와 B는 계속 거짓말만 하고 있다"며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어 괴롭다"고 털어놨다.

앞서 지난 2월24일 박 변호사는 "프로축구 선수C 와 D가 지난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전남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후배 A와 B를 참혹하게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직후 기성용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박 변호사가 '전남 초등학교 출신이며 현 수도권 구단 소속, 국가대표를 지낸 유명 선수'란 단서를 댔단 이유에서다.

이후 기성용은 공식 석상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내며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그는 "뒤로 숨고 싶지 않다"며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고소해 달라"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와 B가 오히려 가해자"라는 E씨의 폭로가 나오면서 폭로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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