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MP그룹, '교촌맨' 영입… 치킨사업 '시동' 거나?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3.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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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목적에 육류가공도매업 등 추가… 4년 연속 영업적자 탈출 안간힘

상폐위기 MP그룹, '교촌맨' 영입… 치킨사업 '시동' 거나?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175원 ▲1 +0.57%)이 '교촌맨'을 영입하고, 육류가공도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에선 치킨사업에도 발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MP그룹은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논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4년 연속 영업적자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치킨프랜차이즈 페리카나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인수된 뒤 흑자 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종영 전 교촌에프앤비 (8,190원 0.00%) 신사업 부문장 & R&D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종영 부문장은 2011년부터 10여년간 치킨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에 몸 담은 관련 분야 전문가다. 그 전엔 한국식품무역과 명동인터내셔널에 근무했고 미스터피자·현경24·신기소·명동칼국수 등 외식매장을 다수 운영한 경험도 있다.

MP그룹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도 추가한다. 육류 가공도매업·육류가공 납품업·식육제조업·식육돈피 수출입업·기타 부대사업 등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MP그룹이 피자사업에 이어 치킨사업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상황에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등으로 치킨프랜차이즈사들의 실적이 좋은 점이 치킨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bhc치킨도 지난해 가맹점 월평균 매출이 20~40%대 증가율을 보이며 매출이 4000억원을 처음 돌파했고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페리카나 회장이기도 한 양희권 MP그룹 대표이사/사진= MP그룹페리카나 회장이기도 한 양희권 MP그룹 대표이사/사진= MP그룹
현재 MP그룹 대표이사인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이 페리카나와 미스터피자를 결합시키겠다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앞서 "1개 점포에서 치킨과 피자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이를 MP그룹의 치킨사업 진출로 구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를 되살리기 어려운 데다 가맹점들이 있어서 추가 매장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MP그룹을 통해 신규 치킨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MP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흑자 전환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MP한강을 매각해 이달 말까지 250억원을 받을 예정인데 해당 자금을 어떻게 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MP그룹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터라 흑자 전환이 절실하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 심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재도 거래가 정지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한편 정우현 전 회장은 경영권 매각 후인 현재도 MP그룹 지분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정 전 회장 지분율은 6.03%,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22.17%다. MP그룹 최대주주는 32.15%를 소유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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