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해명이 또 다른 논란으로…오세훈 '셀프 특혜' 수렁으로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1.03.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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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5/뉴스1  (서울=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5/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내곡동 땅 '셀프 특혜' 논란과 해명 과정의 진위 공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당의 공세에 애초 "곰탕 흑색선전"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던 오 후보지만, 도리어 자신의 해명이 뒤집히면서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10년 전에도 나왔다"…반복되는 吳 내곡동 '셀프 특혜' 의혹
오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을 임대주택지구로 지정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때 보상금으로 처가 측이 36억 5000만원을 받아 '셀프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측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치자 오 후보는 "10년 전 한명숙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가 문제를 제기했다가 망신당한 소재"라며 반박했다.

또 2010년 작성된 해명자료를 공유하며 △1970년 4월 장인의 사망으로 상속된 땅이고 △오 후보의 시장 취임 전인 2006년 3월 노무현 정부 때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에 편입됐으며 △시장 재직시절인 2009년에는 관련 법이 '보금자리주택법'으로 개정돼 서류상 명칭변경 절차를 밟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두 번의 해명이 다시 '진위 논란'으로
그러나 오 후보의 반박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KBS는 15일 "노무현 정부 때 내곡동 일대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이에 오 후보도 다음날 "당시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그러나 "2006년 7월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다. 저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며 자신이 시장으로서 '셀프 특혜'를 제공한 바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서울=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0/뉴스1  (서울=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0/뉴스1
그러나 두 번째 해명 역시 뒤집혔다. 오마이뉴스는 16일 내곡동 땅이 오 후보가 초선 의원이던 2000년과 서울시장이던 2007년 재산신고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20년 전부터 재산 신고한 땅을 두고 "존재도 몰랐다"는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오 후보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모른다는 표현은 (보금자리지구) 지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 땅이 거기에 해당됐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축약적인 표현"이라고 한 번 더 해명했다.

그는 또 "재산신고할 때 저도 봐서 '내곡동에 땅이 있구나' 알았을 것"이라면서도 "그 땅이 수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임대지구로 지정이 됐는지 그걸 제가 어떻게 아나. 그 문구 자체만 가지고, 정말 더불어민주당은 말꼬리 잡기 대왕"이라고 했다.



'해명 릴레이' 吳..."오늘의 해명은 더 큰 쓰나미될 것"
코너에 몰린 오 후보는 후보직 사퇴의 '배수진'을 쳤다. 그는 16일 토론회에서 "내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지시했거나,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분이 있다면 양심선언 해달라"며 "바로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저도 공격의 빌미가 됐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서 "이전에도 (오 후보가) 아이들 무상급식 문제 때문에 서울시장 직을 걸었다"며 "서울시장 자리가 무슨 도박하는 자리도 아니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관계의 해명이 자꾸 적절하지 않으니까 어제 아침에도, 오늘 아침에도 매번 (해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의 반복되는 해명에 대한 여당의 비판도 이어졌다 고민정 의원은 16일 오 후보를 향해 "오늘의 해명이 더 큰 쓰나미가 될 것을 명심하라"고 했고, 박주민 의원도 '내곡동 땅 존재를 몰랐다'는 오 후보 발언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8시간 전 오 후보 페이스북. 오 후보님, 거짓말도 습관"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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