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뿔났다…바이오 주총 '폭풍전야'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3.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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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뿔났다…바이오 주총 '폭풍전야'


국내 바이오기업 투자자들이 투자주의 환기 종목 지정, 회계처리 기준 위반, 펀드 투자 실패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에 책임을 묻고있다. 주주들이 경영진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어 일부 업체의 경우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 (19,330원 ▼450 -2.28%)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선임과 정관개정을 위해 의결권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마크로젠 소액주주들은 지난해부터 주가하락, 투자주의 환기 종목 지정 등을 이유로 회사 측과 대립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9월말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했고, 같은해 11월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소액주주들은 직접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소액주주들의 요구사항들은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간 만큼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마크로젠 최대주주인 서정선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치면 10.3%이고, 임시주총을 요구했던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6.44%다. 위임장 대결이 벌어지면 걸과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씨젠 (21,550원 ▲50 +0.23%) 소액주주 연합회는 지난 2일부터 천종윤 씨젠 대표 사퇴와 전문경영인 영입을 요구하며 서울 송파구 씨젠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액주주 연합회는 씨젠이 주가에 도움이 될만한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주가관리를 소홀히 했고,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시장의 신뢰도를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달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9년6개월간 과대계상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지정 3년 등 징계 조치를 받았다.


헬릭스미스 (4,450원 ▲40 +0.91%) 소액주주들도 주주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경영진 전원 해임, 임상·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주명부열람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주주명부를 확보한 소액주주들은 위임장 모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이 행동에 나선 것은 헬릭스미스가 고위험 사모펀드에 약 2500억원을 투자해 손실을 입은 데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가는 급락했다.

업체들은 소액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씨젠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과 3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발행 예정 주식 총수를 5000만주에서 3억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헬릭스미스는 주주들로부터 서면질의를 받아 이에 대한 답변을 보내고, 매월 뉴스레터를 보내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지난달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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