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슈퍼사이클 온다? ETF 수익률도 '쑥'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3.1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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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슈퍼사이클 온다? ETF 수익률도 '쑥'


최근 구리, 백금,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10여년만에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들 원자재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원자재 가격을 대표하는 지수인 S&P GSCI 지수는 연초 이후 20.5% 뛰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9년만에 톤당 9000달러 선을 넘긴 이후 지난달 25일 최고가인 톤당 9614.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에도 91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12% 남짓 올랐다. 구리는 전기, 전자, 통신, 건설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돼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증가한다.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백금 가격도 최근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백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19일 온스당 1291.10달러로 2015년 이후 6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당 65.3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하반기말 배럴당 40달러선에 머물렀는데, 올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밝힐 정도다. 슈퍼사이클은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말한다.


현재 저금리에 코로나 팬더믹 이후 경기 회복세가 더해지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다. 비금속의 경우 코로나로 공급 차질까지 빚으면서 수급 불안이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부양책도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슈퍼사이클 온다? ETF 수익률도 '쑥'
원자재 상승장에 관련 ETF 수익률도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구리 관련 ETF 중 미래에셋 TIGER 구리실물 ETF의 1개월 수익률은 13.88%,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47%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LME 구리가격 기반의 S&P GSCI Cash Copper Index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삼성 KODEX 구리선물(H) ETF도 1개월 11.04%, 연초 이후 15.75% 수익을 냈다. KODEX 구리선물 ETF는 미국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구리선물 가격에 따라 움직인다.

원유 ETF 수익률은 더 높다. 원유 기업에 투자하는 KB 스타(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ETF는 최근 한달 수익률은 25.51%, 연초 이후는 60.65%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TIGER원유선물 ETF도 1개월 13.53%, 연초 이후 37.73%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로 통칭되는 상품군 안에 각기 다른 가격 움직임을 따르기 때문에 상품별 관련 이슈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원자재 가격 급등이 슈퍼사이클로 이어지지 않고 단기 수급 불균형에 그칠 거라는 반론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원자재 시장에 유리한 경제적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건 분명하다"면서도 "백신 경제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경기 반등사이클을 고려할 때 짧고 강한 원자재 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슈퍼사이클 진입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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