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맨 패딩' 대박 냈다…돌아온 '국민패딩' 노스페이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3.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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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사로잡은 '노스페이스'…친환경 리더십 앞세워 10년 만에 재유행

노스페이스를 국내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실적 흐름 노스페이스를 국내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실적 흐름


2011년 학부모의 등골을 빼먹는 비싼 옷 '등골브레이커' 패딩 열풍의 주역이었던 노스페이스가 10년 만에 재유행하며 대박을 냈다. MZ세대(18세~34세)의 아웃도어 열풍과 복고 열풍에 '근육맨 패딩' 판매량이 급증하며 '그때 그 패딩' 노스페이스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16일 영원무역홀딩스 (83,800원 ▲500 +0.60%)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5.4% 증가한 4327억원을, 영업이익은 35.7% 늘어난 806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806억원의 영업이익은 아웃도어 초호황이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9년래 최대 규모다. 매출액은 2011년~2014년간 기록한 5000억원대에 못 미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8.6%로 껑충 뛰면서 강한 이익 체력을 과시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가 패션업계를 강타한 상황에서 영원아웃도어 실적이 2019년 대비 부진할 거란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숏패딩' 열풍이 노스페이스 실적을 견인했다. 충전재가 빵빵하게 충전된 짧은 기장의 '숏패딩'이 유행하면서 노스페이스의 '눕시' 패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였다. 근육맨 스타일의 올록볼록한 디자인에 짧은 기장의 숏패딩은 2020년 겨울 패션가의 왕좌를 거머쥐면서 1020세대가 선호하는 세련된 레트로 '스트리트 패션'의 끝판왕으로 등극했다. 눕시는 2011년~2014년 당시 노스페이스 패딩 전성기에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팔렸던 패딩이다.

노스페이스 1996 에코눕시 재킷 이미지 노스페이스 1996 에코눕시 재킷 이미지
지난해 11월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은 롯데백화점 창립 41주년을 기념해 노벨티 눕시 숏패딩 블랙을 선보인 바 있다. 노스페이스의 대표 제품이자 '국민 패딩' '근육맨 패딩'의 원조인 노벨티 눕시는 출시 전부터 문의가 쇄도하더니 발매 당일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며 준비된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눕시의 뜨거운 인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4분기 이례적인 한파에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이익률이 좋은 아우터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노스페이스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의 친환경 행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진정성 있는 친환경 정책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년 9월에는 500ml 페트병 1082만개를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2019년에는 재활용한 페트병이 370만개였는데 2020년에는 그 규모를 1082만개를 대폭 늘린 것이다.


페트병을 얼마나 재활용했는지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식(100%, 70%+ 및 50%+ 등)을 제품 태그에 부착했다. 생산 뿐 아니라 포장에서 마케팅까지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순환에 기여하는 전략을 펼쳤다.

노스페이스 에센셜 스웨트 세트/사진=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 에센셜 스웨트 세트/사진=노스페이스
올해 1월에는 제주도와 제주삼다수, 효성티앤씨와 손잡고 자원순환 친환경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배출된 폐 페트병으로 재활용 원사를 뽑아내 노스페이스 옷으로 재탄생시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노스페이스는 제주에서 수거된 페트병을 재활용해 첫번째 친환경 캡슐 컬렉션인 ‘노스페이스 K에코(K-ECO) 삼다수 컬렉션’을 선보였다.

MZ세대 맘에 쏙 드는 트렌디한 디자인, 진정성 있는 친환경 정책으로 승부를 건 노스페이스는 올해 1월 김요한을 홍보대사로 발탁하며 확 젊어진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도 아웃도어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에서 편안한 일상복과 운동복(원마일 웨어, 애슬레저룩)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2021년에는 외형 성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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