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 AFP=뉴스1
김 부부장은 16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남한에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전형적인 표현이 아닌 '자신의 언어'를 쓰는 김 부부장 담화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 부부장은 비교적 무겁고 관례적 형식으로 발표됐던 기존 북한 담화와 달리 자유롭고 파격적인 언사를 구사하고 있다. 김정은 당 총비서의 동생으로 '백두혈통'인 그는 담화에서 상대를 낮추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등 일반 당 간부들과는 '태생'이 다름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같은해 6월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한 담화들에선 '글자나 겨우 뜯어볼까 말까 하는 바보들',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추물', '쓰레기', '오물통'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 연설을 두고서는 "역스럽다"며 "제손으로 제눈을 찌르는 미련한 주문을 한두 번도 아니고 연설 때마다 꼭꼭 제정신 없이 외워대고 있는 것을 보면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라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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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주민들의 움직임 없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3.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아울러 작년 북한이 대남 '대적사업'을 진행한 이후 드러난 김 총비서와 김 부부장의 역할 분담도 그대로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김 총비서가 Δ근본문제 해결 모색 Δ적대행위 중지 Δ남북합의 성실 이행 등을 조건으로 남북관계에 '3년 전 봄날'이 다시 올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반면, 김 부부장은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작년 북한은 김 부부장 담화를 시작으로 20여일간의 대남 비난전을 지속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총비서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 이후 대남 비난은 자취를 감췄다. 김 총비서는 이후 10월10일 당 창건 기념일 연설에서 남측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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