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최악의 실적부진 속 미래도 ‘가시밭길’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1.03.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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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년 전 수준으로 급전직하에 대규모 영업손실…소송 비용도 부담

메디톡스 (135,500원 0.00%)가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며 증권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감소한 295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1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연간으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31.6% 감소한 1408억원으로 줄었다. 4년 전인 133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손실은 총 37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식약처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제제 5개(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 코어톡스주)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면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급감한 매출에 더해 미국 ITC 소송도 악재가 됐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관련된 비용도 더해졌다. 현재 메디톡스가 제기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판매가 재개된 상황이나,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다시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디톡스가 2분기부터 실적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선 연구원은 품목 허가 취소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했던 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아시아 지역 수출이 전년 대비 55% 감소했고, 이에 따라 4분기 톡신 제제 수출도 전년 대비 81% 감소한 38억원에 그쳤다고 최근 리포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주요 톡신 제품들의 국가 출하승인 획득을 통해 그 동안 막혀 있던 중국 수출이 다시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하며, 2분기부터 톡신 수출이 전년 수출품목 취소 처분 전 수준으로 회복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아직 중국 판매허가를 승인받지 못했고 전망과 관련해서도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메디톡스가 받은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은 메디톡신주 150단위, 코어톡스 100단위 뿐으로 아직 일부에 국한된다"며 "그러나 이것도 국내 유통으로 제한될 뿐, 미허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추가적인 행정처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고, 중국 도매상과의 맞소송으로 인해 불거진 밀수출 의혹도 중국 진출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진행됐던 중국 밀수출과 관련된 내용이 정식 허가를 받은 수출인 것처럼 언급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메디톡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도매업체를 통해 중국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허가국인 중국으로의 톡신 제품 매출 발생은 증권가 리포트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수출된 메디톡신이 중국 당국에 압수되면서 의약품 도매업체가 물품대금 325억원 중 105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6월 메디톡스는 이 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7월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를 제기한 상태다. 상대방은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미허가국인 중국에 수출해도 된다고 속여서 도리어 피해를 봤고, 수출용 메디톡신의 품질이 부적합하다는 것을 메디톡스가 알면서도 공급했다고 주장하며 사기와 약사법 위반 등으로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업체는 또 제품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혐의도 언급하고 있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CCTV 등 중국 관영 언론의 메디톡신 허가 취소 보도로 중국 진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메디톡스 실적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나 2분기 이후에도 실적이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보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디톡스 문제는 국가차원에서도 K-바이오의 신뢰문제와 엮여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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