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도 참전…8兆 바이오시밀러 속도전 격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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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도 참전…8兆 바이오시밀러 속도전 격화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건선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 경쟁이 격화된다.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 신약 개발 경험이 수두룩한 미국 암젠은 물론 중국 업체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바이오 업계에는 위협적이다. 약 2년 뒤 이 다국적 전쟁의 승자가 나온다. 개발의 정교함과 속도, 유통·영업력, 가격경쟁력 등 모든 부분에서 1등을 해야 8조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업체 '바이오테라솔루션'은 최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BAT2206'의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바이오테라솔루션은 406명의 대상자를 모집해 진행할 이 임상을 2023년 5월까지 마무리짓겠다는 목표다.



국내 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도전'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개발 추진은 어느정도 예견됐었다"며 "스텔라라 관련 시장 자체가 큰데다 중국 업체들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도 수년새 빠른 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는 현재 바이오테라솔루션을 비롯, 200개에 육박한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중 일부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와 허셉틴, 리툭산 등으의 바이오시밀러를 이미 개발해 시장화한 상태다. 미국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건선은 물론 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전반에 처방돼 한해 전 세계 매출 규모만 8조원. 이미 시장 진입을 시작한 중국 바이오업계로서는 스텔라라 시장에 손을 안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중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8월 완료를 목표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암젠은 총 542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중국보다 한국 업계가 경계해야 할 업체가 암젠이다. 1980년 설립된 암젠은 바이오시밀러 제조 이전에 글로벌 대표 바이오 신약 기업이다. 빈혈 치료제 에포젠,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포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등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내놓은 경험이 있다. 암젠은 스텔라라와의 '교차처방' 관련 임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 환자는 물론, 기존 스텔라라 처방 환자 시장까지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스위스 바이오엡과 아이슬란드 알보텍도 각각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1상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를 전후로 국내는 물론 해외 제약·바이오사들의 동시 다발적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소식이 나온 배경은 이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곧 임박해서다. 특허 만료시점은 미국과 유럽 각각 2023년 9월, 2024년 7월이다. 특허 만료에 앞서 임상을 끝내놔야 이후 쏟아져 나올 해당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들 중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에 통상 2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 개발 개시 시점은 올해 초 무렵이다.
美·中도 참전…8兆 바이오시밀러 속도전 격화
특허 전까지 임상을 마무리하는 '속도전'에서 국내 기업들은 뒤쳐지지 않는다. 셀트리온이 올해 1월 유럽 임상 3상에 착수했고, 동아에스티는 이달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달 유럽 임상 1상에 들어갔는데, 바이오시밀러 임상1상 기간은 통상 6개월 안팎에 불과하고 2상 없이 3상 진행도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다만, 오리지널 스텔라라의 특허 만료 후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을 위해 중요한 것은 '속도'뿐만이 아니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족할 임상 결과 자체도 확보되야 한다. 적시적소에 약품 공급이 가능한 유통망과 영업력도 뒷받침 돼야 한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신약 이후 시장 쟁탈전의 핵심은 가격경쟁력인 만큼 원가 관리도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을 필두로 한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계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 속도 품질, 유통·영업, 가격경쟁을 뚫고 시장을 장악해 본 경험이 있다"며 "다만,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바이오사들도 스텔라라에 출사표를 일제히 던진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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