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 사외이사 찬성' 의결(상보)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영상 기자 2021.03.15 18:36
글자크기

(상보)국민연금 기금본부-수책위 내부 불통 논란

국민연금공단 전경 / 사진제공=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공단 전경 / 사진제공=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사외이사 연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 결정에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17일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선임된 김종훈 사외이사(키스위모바일 회장)·박병국 사외이사(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재선임 안건과 김선욱 사외이사(이화여대 전 총장)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 안건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반대의결을 권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던 안건이다. 기금본부는 이 안건을 지난 주 내부 투자위원회에 상정해 '찬성' 방침을 정했고 삼성전자 주총(17일)을 이틀 앞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했다.

이에 수책위 위원 9명 중 3명이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안은 수책위가 직접 논의해야 한다"는 뜻을 이날 오후 기금본부에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에 대한 의결권은 대개 기금본부가 심의해 결정하지만 기금본부 차원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이나 수책위 9명의 위원 중 3명 이상이 수책위에서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사안 등은 기금본부가 아닌 수책위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다만 이미 기금본부가 결정한 내용을 번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왼쪽부터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머니투데이 포토DB왼쪽부터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머니투데이 포토DB
기금본부의 의결이 끝난 사항에 대해 수책위가 제동을 걸고 나선 데는 기금본부와 수책위 사이의 소통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책위는 ISS가 반대의결을 권고했다는 사실 뿐 아니라 기금본부가 자체적으로 '찬성' 의결을 하기로 했다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16일에 삼성전자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이날(15일) 아침이 돼서야 기금본부 통지를 통해서야 이를 알게 됐다.

기금본부 측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지침이 규정한 조건(기금본부 자체 판단 어려운 경우, 수책위 위원이 발의한 경우 등) 외에 어떤 기업의 어느 사안에 대해 사전에 수책위에 보고해야할지 규정이 없는 만큼 이번 삼성전자 사안에 대한 기금본부 차원의 자체 의결이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다.


이에 수책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기금본부의 자체 의결에 대해 "이는 수책위 설립취지 등을 무시한 처사"라며 "2015년 당시의 (삼성물산 합병 당시의) 논란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