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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오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로 0.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리라 가치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이미 금리 인상을 시작한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1%p 추가 인상이 거론된다. 러시아는 19일 회의에서 긴축이 임박했음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는 이르면 올해 2분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인도,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카르멘 레인허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식량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은 각국에 서로 다른 충격을 가하기 때문에 경제적 불평등에 중요한 문제"라면서 "앞으로 신흥국들은 환율 안정과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잇따라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신흥국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상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흥국들의 미상환 부채는 지난해에만 국내총생산(GDP) 합계액의 250%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중국, 터키, 한국,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부채 증가세가 가팔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부채 부담이 줄어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각국 정부에 섣부르게 재정 부양책을 중단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경기 회복 속도를 가를 코로나 백신 보급이 신흥국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씨티그룹은 올해 신흥국들의 집단면역 달성 시기는 올해 3분기 말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가 될 것으로 봤다. 연내 집단면역 달성이 기대되는 선진국에 비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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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미국의 긴축 전환은 일부 신흥국에 2013년 테이퍼텐트럼(긴축발작)에 견줄 만한 충격을 던질 수 있어서다. 당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소식에 신흥국 자산이 크게 흔들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리와 코어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을 고려해 우리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상화 시기를 종전 2022년 말~2023년 초에서 2022년으로 앞당긴다"면서 "연준의 경우 올해 유동성 축소 움직임이 내년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신흥국들은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8년 만에 최대로 증가해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잘 견딜 수 있는 상황이지만 브라질, 남아공, 터키, 케냐, 튀지니 등은 훨씬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르지 라나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재정 여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고속 성장하는 아시아 신흥국만이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