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여전히 고공성장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861억달러(439조원)로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지속적인 사업다각화와 끊임없는 혁신이 그 원동력으로 꼽힌다.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3분기 CEO(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나 블루오리진 등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한다고 선언했다. 은퇴가 아니라 '우주개발'이라는 원대한 꿈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그 의구심의 반대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었다. "아이가 김밥을 싸가야해서 퇴근하고 오후 늦게 부랴부랴 주문했는데, 다음날 새벽 문 앞에 필요한 재료 다 가져다주니 얼마나 편한지." 주변 인물들이 전해준 100% ‘레알’ 쿠팡 사용후기들은 이랬다.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 13조2400억원으로 전년대비 91%나 급증했다. 폭발적 성장의 이면에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유통산업발전법으로 대표되는 국내 유통규제는 악명 높다. 대형마트를 고사 직전에 몰아넣은데 이어 이제는 복합쇼핑몰까지 노리고 있다. 시장주도권은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갔지만, 쑥대밭이 된 오프라인에 대한 규제는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61조원까지 커진 온라인 유통시장도 더 이상 규제 안전지대가 아니다. 규제의 발톱이 노골적으로 온라인을 향하고 있다. e커머스 플랫폼도 대규모 유통사업자에 포함하거나, 온라인플랫폼과 중소 입점업체간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토록 하고, 직매입 상품대금의 지급기한을 30일로 줄이는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숨통을 조일 다양한 규제법안의 제·개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차등의결권' 문제는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행을 택하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제는 이 땅에서 사업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피할 방법이 없다. “설마 로켓배송에도 월 2회 의무휴업 같은 굴레를 씌울까”라는 우스갯소리가 결코 가볍게만 들리진 않는다. 그 설마가 기업을 잡는 황당한 현실을 심심찮게 목격했기 때문이다.‘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쿠팡의 혁신DNA를 제대로 인정해준 곳은 미국 증시였다. 그러나 그 혁신DNA를 꽃피우고 확산시켜 ‘한국의 구글’ ‘한국의 애플’ 등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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