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가도 OK"…'얼린여행', 여행업계 숨통 틔울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3.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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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기존 관행 깬 코로나 종식 맞춤 여행상품 앞다퉈 선봬
참좋은여행은 예약금 1만원·환불 100% 패키지로 1만7000명 모객
홈쇼핑 판매로 200억 매출 기대 인터파크투어, 1년 간 가격 '얼린' 항공권 눈길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COVID-19)로 숨죽였던 여행사들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여행상품을 해외여행재개 시점까지 동결해놓는 이른바 '얼린 상품'을 선보이며 잠재 여행수요 선점에 나섰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새어나오고 백신 접종으로 해외여행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끊긴 하늘길이 이르면 하반기쯤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신접종과 함께 주요국들이 여행규제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자가격리 완화나 트래블버블(비격리 여행권역) 등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1년 간 '개점휴업'하며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여행업계는 분주하다. 당장 여행이 가능하거나 상품을 판다고 상반기 매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상품을 팔아둬야 이연수요가 폭발할 시점에 두각을 드러낼 수 있어서다. 기존 관행을 깨고 예약취소, 타인양도, 가격동결 등 파격적인 상품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통 패키지(PKG) 여행사 중에선 참좋은여행이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정상영업을 개시하며 '희망예약' 패키지를 판매해 대박을 쳤다. 예약금을 1만원으로 낮추고 출발 불가 시 100% 환불 등의 맞춤 혜택을 더하며 소비자들이 몰렸다. 3월 현재까지 '여행 얼리버드' 1만7000명이 상품을 구매했다.

허니문 상품 판매에 돌입했다. 7월부터 괌, 9월부터 하와이 출발 등 주요 휴양지 대상 23개 상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결혼해 신혼여행을 포기한 42만명(21만쌍)의 신혼부부를 겨냥했다. 코로나 이후 가장 활발하게 여행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기존 허니문 상품과 달리 5일 이내로 일정을 슬림화하고 가격도 100~200만원대로 다이어트했다"며 "만약 코로나 지속으로 예약날짜에 출발이 어려우면 국내 고급 리조트와 리무진 서비스 등 럭셔리 국내여행으로 변경 가능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얼린' 여행 내세운 인터파크투어, 매출 200억 기대
/사진=참좋은여행,인터파크투어/사진=참좋은여행,인터파크투어
국내 대표 OTA(온라인여행사)인 인터파크투어는 이미 해외여행상품 판매로 바닥을 찍었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홈쇼핑을 통해 베트남 다낭·푸꾸옥, 2월엔 필리핀 보라카이·보훌 호텔리조트 상품을 판매했는데 각각 5000건, 3300건의 예약이 몰리며 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적자를 낸 인터파크 사업부문 비중의 절반을 여행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숨통이 트였단 평가다.

이틀 간 방송으로 벌어들인 30억원 뿐 아니라 잠재매출까지 올렸다는 평가다. 해당 숙박상품이 최대 4명까지 이용할 수 있어 8500건 판매를 통해 실제론 2~3만명의 여행고객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숙박 뿐 아니라 항공권이나 액티비티 상품까지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0억원의 매출이 최대 200억원으로 불어날 수 있단 전망이다.

숙박에서 재미를 본 인터파크투어는 항공까지 외연을 넓혔다. 1년 간 가격을 얼린(동결) 해외왕복 항공권을 특가로 판매했다. 통상 항공권이 날짜나 시간 등 조건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데, 코로나 상황에 맞춰 구매 후 1년 간 가격변동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전반이 해외여행수요 공략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골프전문여행사 아티타야가 지난달 태국 리조트에서 자가격리하며 골프를 즐기는 패키지 여행객을 송출했고, 국내 1위 업체 하나투어도 지난 5일 항공판매·상담서비스를 재개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부에서 트래블버블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항공수요 회복에 대비해 국제선 운항 재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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