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최고 실적에도 성과급 잔치 없다…CEO마저 '반토막'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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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수 한샘 회장 자료사진./사진=뉴스1강승수 한샘 회장 자료사진./사진=뉴스1


취임 3년 차인 강승수 한샘 (49,050원 ▲50 +0.10%)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부회장 시절보다 못한 상여금(보너스)를 손에 쥐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027년 연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를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한샘에 따르면 지난해 보수지급액 5억원 이상 임원은 4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한 강 회장의 지난해 연봉(보수총액)은 12억7800만원. 근로소득인 급여 11억2500만원, 상여 1억5100만원과 기타소득 100만원(복지포인트)을 받았다.

한샘은 지난해 연 매출 2조674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강 회장이 전면에 나선 후 2조 매출 복귀의 상징성도 있다. 그럼에도 강 회장에 지급된 상여금은 2017년 한샘이 처음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을 때보다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당시 부회장이던 강 회장은 급여 10억4000만원에 특별인센티브와 연말특별PI(목표 인센티브)를 포함해 상여 2억8000만원을 받았다. 강 회장은 2016년에도 급여 8억8600만원에 상여와 인센티브 등을 포함해 3억9800만원을 수령했다. 당시 중국 내수사업 발판을 공로를 인정받아 최양하 전 한샘 대표이사 회장에 이어 가장 많은 상여금을 챙겼다.



다른 임원들의 지난해 상여금도 1억원 안팎에 그쳤다. 이영식 부회장이 1억2500만원, 안흥국 부사장이 9300만원이다.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3800만원을 받았는 데 그쳤다.

전임 회장의 상여금은 5억원을 훌쩍 넘긴 사례가 많다. 25년 간 한샘의 수장을 맡았던 최양하 전 회장은 2016년 당시 급여 16억8200만원에 상여 등 7억7600만원을 받았다. 매출 2조원을 달성한 2017년의 경우 최 전 회장은 급여 18억5400만원에 상여 6억5600만원을 받았다.
한샘의 상여금 축소는 부동산 경기침체, 가구시장 축소 타격 등으로 2018~2019년 연 매출액이 각각 1조9200억원, 1조6900억원으로 떨어지면서 본격화됐다. 대표적으로 강 회장의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은 2018년 11억2900만원에서 2019년 10억2700만원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가구업계는 한샘이 중·장기 목표달성을 위한 내실 다지기와 전반적으로 침체 된 시장에 대한 분위기를 살피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강 회장이 취임 직후 발표한 '2027년 연 매출 10조원' 달성을 위해선 갈 길이 멀다는 설명이다. 한샘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실적에 대해 중기 목표 달성을 위한 '턴어라운드' 수준으로 판단했다. 한샘 관계자는 강 회장 등 임원상여금에 대해 "지난해 경영성과 등을 책정한 연봉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일부 대형가구 업체의 호실적이 재난지원금이 풀린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샘이 상여금 잔치를 벌일 경우 실적이 나쁜 영세 가구업체나 대리점주에게 나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급된 정부 재난지원금 등의 반사이익이 한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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