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박용만 첫 콜라보…청년 벤처인 만나 전한 말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1.03.14 13:33
글자크기
'스타트업과의 대화' 영상 캡쳐/사진=대한상공회의소'스타트업과의 대화' 영상 캡쳐/사진=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최태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 청년 벤처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박 회장에겐 마지막, 최 회장에겐 첫 행보다. 지난달 23일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최 회장은 관례에 따라 오는 24일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1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공유주거 하우스(맹그로브)에서 조강태 MGRV 대표(공유주거), 김동민 JLK 대표(비대면진료),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청각장애인 택시), 강혜림 파디엠 대표(여성·아동 안심귀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박 회장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박 회장이 법·제도 혁신을 이어가 달라는 의미에서 청년 벤처인들과의 만남을 제안, 미래 세대를 위한 역할을 고민하던 최 회장이 이를 수락한 것이다.

박 회장은 시장 수요가 활발함에도 각종 규제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벤처인들을 직접 불러 모았다고 한다. MGRV와 JLK는 할 수 있는 것만 법으로 정해놓은 '포지티브 법제'에 가로막혀 시장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코액터스와 파디엠은 각각 청각장애인 택시, 여성·아동 안심귀가 관련해 샌드박스 신청을 넣은 기업들이다.



최태원, 스타트업과 '지속적인 소통' 약속…박용만 "언제든 돕겠다"
최 회장은 청년 벤처인들과의 만남에서 스타트업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박 회장도 "언제든 돕겠다"며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젊은 기업인들을 위한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숟가락만 올리는 일이 제가 하는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박용만 회장님이 그동안 길을 잘 닦고 샌드박스까지 만들어 주셨다"며 "샌드박스 통해서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대한상의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대한상의 회장을 인계하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법과 제도가 창업해서 성장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데 눈이 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샌드박스 창구를 열게 됐는데 최태원 회장이 앞으로도 젊은 사업가들을 잘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최 회장이 "참 어려운 일을 주셔서 어떻게 하나 고민이 많다"고 하자 박 회장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면 몸 바쳐서 돕겠다"고 화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상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상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태원, 질문 하나씩 뽑아가며 소통…참석자들에 '모래시계' 선물
이날 질문바구니도 등장했다. 대한상의가 스타트업 협의체인 '청년스타트업포럼' 소속 기업들을 대상으로 취합한 질문들이다. 최 회장은 바구니에 담긴 노란색 질문지를 하나씩 뽑으며 답변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Ted 강연 해달라'는 요청에 "어떤 형태로든 스타트업과 소통해서 대한상의 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박용만 회장처럼 스타트업의 구심점 되어달라'는 부탁에는 "할 수 있는데까지 잘하겠다. 새로 선임된 대한상의 회장단도 같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이란?' 질문에는 "기업도 사회 일원이다보니 과거에는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고 공급을 잘해내는게 기업이 하는 일이고, 이윤을 창출해 세금을 많이 내는게 기업의 역할이었다"면서도 "세상의 사회적 문제들이 점점 복잡해지다보니 기업도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서부터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고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 참석한 스타트업도 대부분 사회에 기여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며 "기업의 역할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끝없는 시간'을 상징하는 모래시계를 선물했다. "샌드박스인데 이건 샌드클락(모래시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한상의 측은 "최 회장과 박회장이 젊은 사업가들을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선물 의미를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