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못가서 못한 쇼핑 대신 해드립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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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화장품 등 물품판매 신규 사업목적 추가…해외여행 가능 시점까지 고객관리·고용유지 총력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산업이 코로나19(COVID-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참좋은여행이 커머스로 사업확장을 꾀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글로벌 여행 네트워크로 해외 특산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참좋은마켓' 사업을 본격화한다. 고객이탈 방지와 업황 회복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한 포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참좋은여행은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식음료·화장품·건강보조식품·생활여행용품 등 각종 물품 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안건이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온라인 자사몰 구축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쇼크를 냈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80% 줄어든 126억원을 내는 데 그쳤고, 영업손실은 무려 120억원에 달했다. 유럽 등 중·장거리 패키지(PKG)에서 강점을 보이며 2019년 NO재팬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코로나 '여행한파'는 피하지 못했다.

마켓사업은 불황 속 손실 최소화를 위한 카드다. 이미 어느정도 가능성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여행 필수 구매품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디 발사믹을 들여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해 완판했다.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울며겨자먹기로 판매해본 것인데, 의외의 성과를 냈다.



이후 유럽 특산품이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코로나19로 구하기 어려워진 상품을 선정해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 도로센 아르간 오일, 스페인 발렌시아 올리브오일, 세럼 화장품까지 모두 완판했다. 발렌시아 오일의 경우 마켓 오픈 3시간 만에 3000여개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여행 열릴 때까지 버틴다
“여행 못가서 못한 쇼핑 대신 해드립니다”
이에 따라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참좋은여행은 신사업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5명의 직원을 배치, 판매 물품 선정부터 자사몰 준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목적 추가도 상설 마켓을 열기 위해서다. 향후 해외 직구를 넘어 물류시스템 구축 등도 검토하고 있다.

물론 매출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량으로 물품을 공급하기도 어려운 데다, '여행지에서 산 것'이란 콘셉트로 현지가에 팔다보니 마진도 거의 남지 않아서다. 다만 본업인 여행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수단이란 점이 의미가 크단 설명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이탈할 수 있는 VIP고객 등 '집토끼'를 붙잡을 수 있고 현지 협력업체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단 것이다. 유급휴직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판단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특산품 소개 등으로 기존 고객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직원들도 오랜만에 일거리가 생기니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여전히 열릴 기미가 없는 하늘길과 더딘 여행규제 완화가 리스크지만 사업확장엔 큰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모회사인 삼천리자전거가 코로나 수혜를 받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다른 여행사들과 비교해 부담이 덜하다. 코로나19 직전 서울 서초구 '3000타워'를 830억원에 매각하며 마련한 실탄으로 유동성도 아직은 버틸만 하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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