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상한 없앤 엔씨가 대장?…IT기업 연봉 서열은?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1.03.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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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개발직군 1300만원 인상 업계 최고 수준…직장인 커뮤니티 연봉 서열 게시글 화제

초봉 상한 없앤 엔씨가 대장?…IT기업 연봉 서열은?


게임회사에서 시작된 연봉 인상 릴레이가 정점에 달했다. 넥슨, 넷마블 (57,000원 ▲900 +1.60%)에 이어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까지 임직원 연봉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연봉 인상 기류가 확산했다. 한번에 연봉 2000만원을 올려주고 신입 개발자의 연봉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가 잇따랐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기업간 연봉 서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엔씨의 파격, 초봉 상한선 폐지…6000만원 크래프톤보다 실제 더 높아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개발직군은 '1300만원 이상', 비개발직군은 '1000만원 이상' 연봉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기본 인상액에 더해 성과에 따라 추가로 연봉을 더 올려겠다는 의미다. 대졸 초임제를 폐지해 초임 연봉 상한선도 없앴다. 신입이라도 실력이 좋다면 기본 초봉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신입 사원 기준 개발직군은 초임 5500만원, 비개발직군은 4700만원을 보장한다. 게임업계 최고 수준이다.



연봉 인상의 핵심 직군은 개발직이다. 게임사들은 개발직의 인상폭을 비개발직보다 높게 책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게임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개발 인력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연봉 인상은 개발자 이탈 방지와 영입을 위한 전략적 조치다.

연봉 인상 도미노의 시작점은 게임업계 맏형 넥슨이었다. 넥슨은 지난달 1일 전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인상했다. 넷마블·컴투스·게임빌·스마일게이트 등도 같은 금액을 인상했다. 크래프톤과 웹젠 (17,200원 ▲440 +2.63%)은 한번에 2000만원을 올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네오위즈 (20,700원 ▲600 +2.99%)는 올해 연봉 인상분에 600만원을 추가로 올렸다. 연봉 인상 행렬은 중소 게임사로 이어졌다. 조이시티 (2,410원 ▼85 -3.41%)베스파 (3,165원 ▼145 -4.38%)는 각각 1000만원, 1200만원씩 연봉을 올렸다.



초봉 기준으로 보면 2000만원을 인상한 크래프톤(6000만원)이 가장 높다. 크래프톤은 다만 포괄임금제여서 연봉에 수당이 포함된다. 엔씨소프트(5500만원)의 경우 2019년 포괄임금제를 폐지해 수당을 합하면 크래프톤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봉 상한선이 없어지면서 연봉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스타트업 초봉 6000만원 시대…네이버·카카오·SKT·삼성, 연봉보다 '인센티브'
연봉 인상 기류는 플랫폼, 인터넷 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지난달 개발자 최저 연봉 5000만원과 스톡옵션 등을 내걸었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도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으로 올려 연봉 인상 레이스에 합류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선 IT기업 연봉 정보를 공유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개발직군을 중심으로 연봉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국내 대표적인 IT 기업들의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 여부 등을 담은 글이다.


게시물에 따르면, 포털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 (48,600원 ▼500 -1.02%)의 초봉은 5000만원으로, 500만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네이버는 15~25%, 카카오는 5~20%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50,100원 ▼600 -1.18%)KT (33,300원 ▼350 -1.04%)의 초봉은 각각 5300만원, 4300만원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2000만~3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임금협상 타결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8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초봉은 상대적으로 낮은 4500만원이지만, 인센티브(45~60%)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초봉 차이가 있더라도 인센티브의 지급 기준이 직원별로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다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연봉 인상 분위기가 확산되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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