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청약 현장 / 사진제공=NH투자증권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도 공모금액이 1조원이 넘는 대형 IPO 종목임에도 이달 4~5일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275.47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18일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 올해 들어 풍부한 유동성의 영향으로 1,2월 상장 자체가 크게 늘었다.
대개 1,2월을 포함한 1분기는 3월 결산시즌과 맞물려 상장이 드물었지만 지난해 이후 증시 유동성 급증으로 IPO 대기종목들이 대거 증시입성을 서두른 결과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2개월여 기간 동안 증시에 입성한 종목의 수(스팩 포함)는 24개사로 2020년 14개사(1~3월 총계, 이하 동일) 2019년 16개사, 2018년 17개사, 2017년 16개사, 2016년 11개사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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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들어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오로스테크놀로지 등이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당일 상한가 마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스팩 5개사를 제외한 18개 신규상장사 중 상장 첫 날 공모가를 밑돈 종목은 씨앤투스성진 1개사에 불과하다. 상장 이후 최근까지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은 4개사에 그친다. 그만큼 증시에 유입된 돈이 많아진 데다 신규상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상장주식 거래정보 등을 제공하는 38커뮤니케이션 등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상장 시세는 이달 초 20만1000원을 기록했다가 최근 17만8500원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공모가(6만5000원)에 비해 174% 높은 수준이다.
비상장주 시장에서의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가치는 현재 10조9000억원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4조9725억원)의 2배를 웃돈다. 그만큼 상승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 경쟁률, 그리고 올해 신규상장주 주가추이 등으로만 봤을 때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기 수요가 풍부해 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일 수도 있다. 청약 증거금이 투자자 계좌에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까지 남아있다가 그대로 다시 매수수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10월 상장한 빅히트의 1개월 가량 주가 흐름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따상상' 기록을 세웠던 카카오게임즈가 이후 상당 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사실이나 일약 엔터업종의 대장주로 떠오른 빅히트가 아직까지 상장 초기 당시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모습이 대표적이다.
상장 초기 시장출회 물량이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물량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59.92%로 SK바이오팜(81.15%)보다는 낮지만 카카오게임즈(55.7%) 빅히트(43.85%)에 비해서는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전체 의무보유 확약물량 중 77% 가량이 3개월 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지난해와 같은 '따상' '따상상상' 종목이 난무하는 상황은 아닌 듯하고 상장 종목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자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듯하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후 주가도 섣불리 관측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