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항암제' 뒤쫓는 K-바이오…속속 임상 신청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3.11 06:10
글자크기
'기적의 항암제' 뒤쫓는 K-바이오…속속 임상 신청


최근 국내 허가를 받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항암제 '킴리아주'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라는 첨단기술로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혈액암 환자를 치료한다. 그래서 킴리아주는 기적의 항암제'라고 불린다. 국내 업체들도 제2의 기적의 항암제를 꿈꾸며 CAR-T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큐로셀은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CAR-T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고, GC녹십자랩셀은 CAR-T의 한계를 뛰어넘은 CAR-NK 치료제 기술로 2조원대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CAR-T 시장 규모 2028년 9조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킴리아주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킴리아주는 2017년 등장과 동시에 뛰어난 효과로 의료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킴리아주를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39.1%는 암이 치료됐다. 재발성·불응성 비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의 경우 82%가 완치됐다.

킴리아주가 뛰어는 효과를 낸 것은 기존에 없던 CAR-T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CAR-T는 환자로부터 추출한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의 특정 항원을 인식·공격할 수 있는 유전 물질을 주입하고, 이를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제다. 정상세포는 놔두고 암세포만 공격해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웠던 혈액암 등에서 치료효과를 낸다.

킴리아주의 등장 이후 CAR-T는 대세로 떠올랐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앞다투어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8년 길리어드는 12조원에, 셀진은 9조원에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을 사들였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CAR-T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7년 7200만달러(약 824억원)에서 2028년 82억5830만달러(약 9조4491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3.9%에 달한다.

CAR-T 개발 나선 K-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CAR-T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업체들은 세계 무대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CAR-T 치료제에 또다른 기술을 더하거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큐로셀은 지난달 국내 업체 중 최초로 CAR-T 치료제 국내 임상 승인을 받았다. 큐로셀은 기존 CAR-T 치료제에 면역관문억제 기술을 융합해 혈액암은 물론 고형암까지 치료 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월 GC녹십자랩셀과 미국 관계사 아티바는 MSD와 CAR-NK 치료제 3종을 공동 개발하는 조건으로 18억6600만달러(약 2조1339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CAR-NK는 T세포 대신 NK(자연살해 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로 CAR-T 치료제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하다.

GC녹십자의 또다른 계열사인 GC녹십자셀도 지난해 미국에 CAR-T 치료제 개발 법인인 노바셀을 세웠다. 올해 안에 미국 임상 1·2상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앱클론은 올해 상반기 중 림프종·백혈병 등을 대상으로한 CAR-T 치료제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CAR-T 치료제 개발 전담 자회사 카텍셀을 세웠다. LG화학은 지난 1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AR-T 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CAR-T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CAR-T 치료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비싼 가격과 낮은 생산성 등을 보완한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