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5주' 카카오 주가 떨어질까? 액면분할의 효과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김지성 기자 2021.03.1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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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카카오 (47,500원 ▼1,500 -3.06%)가 액면분할 공시 이후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다. 액면분할 발표 이후에는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가액 500원을 1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오는 29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의결되면 4월12일부터 14일까지 거래가 정지되고 4월15일 분할 신주를 상장한다.



카카오의 발행 주식 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난다. 카카오는 "주당 주가를 낮춰 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카카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눈 것이다. 주식 1주가 너무 비싸 매매가 어려워질 경우 이를 나눠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액면분할을 하면 유동성이 높아져 통상 거래가 활성화하고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액면분할로 주가 상승? 하락?…관건은 '기업 가치'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최근 액면분할한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을 분석해 본 결과 대체로 액면분할 공시 이후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8일까지 최근 3년간 액면분할을 시행한 코스피 상장사 29곳의 액면분할 공시일 주가와 상장일 주가를 살펴본 결과, 18곳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센트럴인사이트 (2,490원 0.00%)는 무려 165.6% 올랐다.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도 액면분할 공시일 주가가 4만9900원이었지만 상장일 당일엔 5만1900원으로 4% 올랐다. 풀무원 (12,290원 ▼40 -0.32%)은 9280원에서 1만3150원으로 41.7% 올랐고, 휠라홀딩스 (40,550원 ▲50 +0.12%)도 1만7740원에서 2만4850원으로 40.1% 올랐다.


그 밖에도 금강공업 (5,370원 ▲40 +0.75%)(31.0%), 까뮤이앤씨 (1,552원 ▼15 -0.96%)(26.8%), 보령제약 (11,110원 ▼10 -0.09%)(24.7%), 한국철강 (12,600원 ▲480 +3.96%)(21.8%)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액면분할해 변경상장한 후에는 오히려 하락한 종목이 많았다. 29곳 중 19곳이 변경상장 뒤 1개월이 흐른 시점에 하락을 면치 못했다. 3개월 뒤엔 하락한 종목이 20곳으로 1곳 늘었다.

재상장 1개월 후 기준으로는 NAVER (180,100원 ▼800 -0.44%) 낙폭이 가장 컸다. 네이버는 변경상장일인 2018년 10월12일 14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상장 1개월 후 11만5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주가가 19% 빠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COVID-19) 언택트 수혜주로 꼽히며 장중 40만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재상장 당일 5만1900원이던 주가가 재상장 1개월 후 5만1100원으로 다소 떨어졌다. 3개월 후엔 4만5750원까지 11.8% 빠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30% 가까이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의 상승 사이클 기대에 힘입어 지난 1월11일 장중 9만6700원까지 올랐다.

변경상장 후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재상장 3개월 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보 (2,110원 ▼75 -3.43%)(153.1%), 대한해운 (1,785원 ▼22 -1.22%)(101.4%), 화천기계 (3,610원 ▼70 -1.90%)(86.4%), 휠라홀딩스 (40,550원 ▲50 +0.12%)(27.6%), 센트럴인사이트 (2,490원 0.00%)(22.6%) 등이다.

액면분할로 기업 가치가 변하진 않기 때문에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수렴하는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이 바뀌는 것일 뿐 실적 등의 부분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다만 심리적으로 카카오의 주가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겐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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