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SSD 하면 "삼성" 하는 이유…성능·가격 다 잡았다

삼성전자 가 10일 고성능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대중화를 겨냥한 신제품 'NVMe SSD 980'을 출시했다. SSD 시장 성장세에 맞춘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SSD는 D램에 이어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산에 인색한 일본에서 자국기업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제품보다 삼성전자 SSD를 먼저 찾을 정도다.

속도 높이고 가격 부담 덜고…유튜버·게이머에 '딱'

이 제품은 고성능 NVMe(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 기반의 소비자용 SSD로 기존 SATA SSD보다 연속읽기 속도가 최대 6배에 달한다. 연속 읽기·쓰기 속도가 초당 최대 3500MB(메가바이트)·3000MB, 임의읽기·쓰기 속도는 500K IOPS(초당 입출력 작업처리 속도)·480K IOPS 수준이다.

기존 SSD는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사용해온 SATA 방식으로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초당 600MB를 넘지 못하지만 NVMe 방식의 SSD는 PC의 CPU(중앙처리장치)가 이용하는 데이터 통로와 SSD를 직접 연결해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초당 수천MB를 넘나든다.

삼성전자는 통상 SSD 내부에 탑재되는 D램 대신 PC에 탑재된 D램을 직접 연결하는 HMB(호스트 메모리 버퍼) 기술을 적용해 가격도 낮췄다. 그동안 NVMe 방식의 SSD는 가격 부담 때문에 고성능 PC나 기업 서버에서 주로 사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일반 노트PC 사용자는 물론 최근 늘어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홈게임 유저 등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최고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에 과열 방지 기능과 니켈 코팅된 컨트롤러, 제품 후면의 열 분산 시트 등 고급 사양의 제품과 같은 열 제어 기술이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이런 기능을 통해 2018년 출시한 NVMe SSD '970 EVO'보다 전력효율을 최대 56% 높이고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했다.

소비자용 시장 정조준…독보적 입지 굳히기

삼성전자가 가성비에 초점을 둔 소비자용 SSD 고급화 전략을 꺼내든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SSD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SSD는 소음이나 진동이 없고 속도도 월등하게 뛰어나 최근 PC나 노트북에서 HD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SD의 핵심부품인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술력과 세계 최대 생산량을 갖춘 데다 낸드플래시에 데이터를 쓰고 읽는 컨트롤러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35.8% 수준이다. 2, 3위 업체인 인텔(14.5%), 키옥시아(10.9%)와의 격차가 크다.

제품별로 삼성전자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 점유율 40.4%, 소비자용 시장에서 31.9%를 차지한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삼성전자가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 소비자용 SSD를 출시한 것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소비자용 시장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제품은 한국, 미국, 독일, 중국 등 전세계 40여개국에 250GB(기가바이트), 500GB, 1TB(테라바이트) 총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49.99달러, 69.99달러, 129.99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