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대파, 차라리 키워 먹자"…집집마다 '파테크' 열풍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3.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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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값이 비싸지자 대파를 직접 길러 먹는 '파테크'가 유행이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대파값이 비싸지자 대파를 직접 길러 먹는 '파테크'가 유행이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대파가 '금(金)파'로 불릴 만큼 비싸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를 직접 길러 먹는 이른바 '파테크'가 유행이다.

대파 한단에 9000원…전년 동월대비 227.5% 올랐다
10일 대형마트 온라인 몰에서 대파는 한 단에 6900원~9000원 수준에 판매 중이다. 전통시장에서도 대파는 한 단에 5900원~60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21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의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2% 상승했다.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세부 품목별로는 파값이 전년 동월 대비 227.5% 급등했다. 한파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생산이 줄어든데다, 설 명절로 인한 수요가 증가한 게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육점은 파채 무료 서비스 중단…소비자는 '파테크' 시작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본 식재료인 대파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씨(64)는 "한 단에 3000원씩 들어오던 대파가 최근엔 1만원이 넘어간 적도 있다"며 "파값이 감당 안돼서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국물 위에 올려주던 파 양을 줄였다"고 했다.


일부 정육점에서는 고기 사는 고객에게 제공했던 파채 무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 정육점은 텅빈 포장 접시 위로 "대파값이 안정되면 돌아올게요 파채올림"이란 안내를 써붙이기도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파를 직접 길러 먹는 이른바 '파테크' 유행도 생겨났다. 실제로 SNS에는 '#파테크'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파가 너무 비싸서 직접 길러 먹기로 했다", "대파값 7000원 넘는 거 실화? 예전엔 파뿌리 버렸는데 심어서 자급자족한다", "주식은 없어도 파테크는 하겠다", "우리 남편이 파코인이라더라" 등의 글과 함께 직접 대파를 기르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찬 수돗물 매일 갈아주기", "세 번까지 먹는다"…대파 기르는 법 공유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파를 기르는 방법과 도구도 다양하다. 한 누리꾼은 "너무나 비싼 대파. 완전 금파다. 다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고점에서 사온 후 무상증자 중"이라며 다양한 모양의 빈 페트병을 잘라 물을 채운 뒤 대파를 꽂아둔 모습을 공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000원, 3000원이면 사던 걸 8000원에. 대파가 금값이다. 이번에 구매한 대파는 키워보려고 한다. 세 번까지 먹을 수 있다"며 흙을 채운 스티로폼 박스에 대파 뿌리를 꽂아 심은 모습을 공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집에서 대파를 더 잘 기르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대파를 수경재배 중이라는 한 누리꾼은 "대파는 차가운 수돗물에 담가주면 끝이다. 물은 매일 갈아주고 있고 뿌리는 길지 않아도 된대서 가위로 잘라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뿌리가 달린 대파 줄기를 15cm 크기로 자른 뒤 흙에 심거나 물에 담그면 대파의 초록 잎이 새롭게 자라나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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