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성과와 신뢰 선순환...펀더멘탈로 평가 받을 것"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MTN 기자 2021.03.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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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릭스가 올해 또 한번 ‘수확의 계절’을 예고했다. 앞서 맺어 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이 선순환으로 돌아오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 연이어 신뢰성 문제가 터지는 가운데, 올릭스는 파이프라인 가치와 기술수출 실적 등 펀더멘털로 차별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양재동에 위치한 올릭스 서울 사무소에서 이동기 대표를 만났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이사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사무소에서 2021년 사업 계획을 이야기 하고 있다. / 사진=MTN

올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26.6%가량 하락했다. 전반적인 주식시장 흐름이 좋지 않은 가운데, 특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악재가 이어지며 올릭스까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근 공시, 회계, 임상, 제조에 이르기까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한 RNA치료제 개발기업이 임상1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으로 연속 하한가를 맞는 일까지 벌어지며, 올릭스까지 도매금으로 끌려 내려가는 형국이다.



■ “바이오업계 신뢰 상실 안타까워...사실 화가 난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최근 잇따르는 제약바이오 업계 이슈가 ‘옥석 가리기’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산업이 성장함에 있어서 몇 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는 것. 다만, 일부 기업의 문제가 업계 전반에 과도한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에도 한번 벌어진 일이고, 옥석 가리기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당시에도 여러 바이오 기업들이 후기 임상에 실패하면서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냉각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부적 이슈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특히 다른 회사 문제로 올릭스 주주들까지 피해를 보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실하게 연구하는 다수의 기업들까지 도매금 취급 받아서는 안된다”며, “준비한 일정대로 가면 우리는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 “올해는 G-프로젝트 결실 보는 시기”

올릭스는 갈낙(GalNAc siRNA) 접합기술’을 활용한 기술수출이 올해 꽃피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한 ‘RNA간섭 치료제 후보물질’ 도출 작업이 그것.

앞서 올릭스는 지난해 6월 유럽지역 한 바이오기업에 150만 달러(약 18억원) 규모 ‘GalNAc siRNA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는 총 4가지 타깃으로 구성된 ‘간 질환 RNA간섭 치료제 후보물질’을 올릭스가 찾아내 공급하는 내용이다. 당시 받은 150만 달러는 라이선스가 아닌 일종의 ‘연구비’ 개념이었다.

1년 뒤(21년 6월) 타깃 4종 후보물질을 공급하고, 고객사가 만족할 만한 데이터를 확인할 경우 정식으로 기술수출을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 시기가 머지 않았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고객사와 원팀처럼 움직이면서 연구개발을 순조롭게 진해하고 있다”며, “우리가 (세포실험 등) 1차 검증을 해서 보내주면 자신들이 2차 검증을 하게 되는데 고객사 손에서 결과가 잘 나오니 강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총 4개 타깃의 기술수출이 한번에 이뤄질 수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며, 타깃 하나만 해도 대규모 라이선싱 아웃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검증된 플랫폼, 플러스 알파도 가능”

간 이외에 다른 장기를 타게팅하는 물질도 개발할 계획이다. 초기 올릭스는 안구, 피부 등 국소투여 위주로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이후 지난해 3월 미국 AM케미컬(AMC)로부터 갈낙 접합기술 독점권을 도입하면서 파이프라인을 간으로 확대한 바 있다.

나아가 신장 등 다른 장기를 위한 치료제까지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릭스 독자기술인 자가전달 siRNA를 전신 투여했을 때 신장에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결과가 잘 나오고 있어 독립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플러스 알파 전략은 RNA간섭 치료제 플랫폼의 ‘확장성’에 기인한다.

이 대표는 “질병을 일으키는 염기서열을 알아내고 여기에 맞게 siRNA 염기서열을 바꿔 적용하면 RNA간섭 치료제 후보물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며, “여러 건의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검증됐기에 강점이 확인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 프랑스 수출 안과질환 치료제 역시 ‘확장’...중국향 비즈니스도 추진

올릭스는 안과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올릭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안과 전문기업 ‘떼아 오픈 이노베이션(Th?a Open Innovation)’에 최대 6억 7,000만 유로, 우리 돈 9,16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 내용은 ‘2+2’였다. ‘망막하 섬유화증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OLX301D)’와 ‘건성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OLX301A)’가 포함됐다. 이는 각각 내년 초, 2분기경 임상시험에 본격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2’ 옵션도 준비 중이다. 올릭스는 지난해 10월 2개 치료제 프로그램을 기술수출하며, 옵션 포함 최대 약 3억 3,39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564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추가 2개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이전 역시 같은 조건으로 옵션 계약했다. 총액이 최대 9,160억원에 이를 수 있는 것.

이 대표는 “프랑스 떼아가 옵션을 행사해 기술이전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앞선 2개 프로그램도 내년부터 떼아와 함께 임상시험에 착착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계약에서 전략적으로 남겨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 올릭스는 떼아에 안과 질환프로그램을 기술이전을 할 때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판권은 남겨뒀다. 안과가 아닌 또 다른 파이프라인도 아시아지역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떼아와의 계약 중 남겨놨던 안구 질환 관련 아시아지역 판권을 비롯해, 아직 기술수출을 하지 않은 내부 파이프라인을 검토하고 있다”며, “탈모와 B형 간염도 중국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릭스는 생쥐 모델에서 발모 효력을 확인(비임상)한 탈모 치료제를 2022년부터 임상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갈낙 기술을 이용한 B형 간염 치료제도 비슷한 일정으로 준비 중이다.

■ 변종 대비한 ‘mRNA 백신’에 도전...“백신주권, 기술자립 이뤄내야”

올릭스는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에 대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월 설립한 자회사 ‘엠큐렉스’를 통해서다. 오는 16일 판교에 본사와 연구소를 열고 연구개발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엠큐렉스는 올릭스 연구소장을 지낸 홍선우 박사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연구총괄 신동원 박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되는 ‘mRNA 5’-Capping‘ 원천기술 특허권자 일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사실 엠큐렉스는 우리나라 백신주권 때문에 만든 회사”라며, “국가적으로 백신주권과 기술자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필연적이고, 성공 가능성도 높게 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mRNA 백신은 기존에는 없었지만 모더나와 화이자를 통해 검증된 기술이 됐으니 후발주자가 유리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변종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까지 만들어서 후발주자로서 입지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큐렉스 법인은 설립 초반이지만, 관련 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올릭스에서 연구하던 부분을 엠큐렉스를 통해 보다 독립적이고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미, 다른 기업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mRNA 치료제와 백신을 만들 수 있는 독자적 개발전략을 수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주권을 위해 국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외산 백신 종류가 많아지더라도 일종의 군수물자처럼 우리기술로 만든 백신을 준비해둬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 “성과와 신뢰, 선순환 모델 보여줄 것...우리는 메이저다”

올릭스는 지난해 기술수출 선급금으로 유입된 자금이 약 150억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현금흐름 측면에서 유출보다 유입 금액이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기존 예정된 것과 신규 발생되는 것을 포함해 올해 받게 될 선급금은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을 예상한다”며, “파이프라인이 확장되면서 개발 비용도 커지겠지만, 지난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고 올해 증가하는 선급금 등을 감안하면 재무적으로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올릭스는 지난해 1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24억원,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약 29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당분간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 제안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바이오 기업처럼 끝없는 CB발행과 유증으로 기존 주주들에게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러번 강조하듯, 초기 단계에서 라이선스 아웃을 하고 기술력을 인정 받으며 마일스톤에 따라 회사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파이프라인을 키워가는 선순환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은 선순환이 올해도 가속도 붙을 것이고, 이에 따라 더 높은 신뢰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RNA치료제 기업으로는 앨나일람(Alnylam)이 1위, 다이서나(Dicerna)와 애로우헤드(Arrowhead)가 2위군, 우리가 3위권 회사”라며, “우리는 이미 해외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주목 받고 있고, 글로벌 2위권으로 도약하는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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