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4조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백신강자 또 누가 있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3.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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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울산사진공동취재단 = 코로나19(COVID-19)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오전 울산시 남구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2021.2.26/뉴스1(울산=뉴스1) 울산사진공동취재단 = 코로나19(COVID-19)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오전 울산시 남구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2021.2.26/뉴스1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 첫 날인 지난 9일 14조원 이상의 개인투자자 돈이 모였다. 통상적으로 공모주 청약은 이틀째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개인투자자 총 청약 증거금은 40조~5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청약 첫날 증거금 기준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 (82,700원 ▼1,700 -2.01%)이 약 5조9000억원이다. 그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국면에서 백신 생산과 유통으로 이름을 알리며 주목 받은 영향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국내 백신 기업의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백신 기업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 성과를 지켜보는 이유다.



백신 경쟁력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5조원 가치에도 "서로 사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 (55,500원 ▼1,500 -2.63%)에서 분사해 신설된 백신 전문기업이다. 백신 관련 R&D(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 이미 백신 상용화와 생산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2015년 성인용으로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3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이어 2016년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출시했다.

2017년 프리미엄급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상용화, 2018년 사노피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 생산기술 수출 계약 체결 등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현재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장티푸스 백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무엇보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대응 역량 강화가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백신 생산과 개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관심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6만5000원) 기준 기업가치는 약 5조80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일각에선 상장 이후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상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는 13조원을 넘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실적이 아니라 백신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삼았다. 5조원이 넘는 밸류에이션에도 기관 및 개인 투자자 간 SK바이오사이언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275대 1로 코스피 IPO(기업공개) 역대 1위다. SK바이오사이언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비율(수량 기준)은 약 59.9%다. 그만큼 기관투자자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매력적이라 판단했단 의미다.

첫날 14조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백신강자 또 누가 있나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 다른 백신 기업으로 옮길까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른 백신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끌어올린 백신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백신 기업으로 전이될 수 있다. 백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기업가치 5조원도 싸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IPO가 화제를 끌면서 백신 사업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며 백신 프리미엄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백신 개발 상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산업 환경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주식 및 투자 시장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경쟁이 치열한 만큼 투자 대안으로 다른 백신 기업을 찾을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 국내 주요 백신 기업으론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았다면 GC녹십자는 모더나 백신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모더나 백신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향후 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외에 자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면역 치료 백신을 개발하는 셀리드 (3,835원 ▼50 -1.29%), 면역증강제 등 백신 원천 기술을 보유한 유바이오로직스 (12,710원 ▲50 +0.39%),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제넥신 (7,040원 ▼110 -1.54%) 등이 있다.

옵티팜 (6,430원 0.00%), 휴벳바이오,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진원생명과학 (2,370원 ▲85 +3.72%)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 시장에선 주로 항암제 등 신약 개발 기업이 주목을 받았는데, 코로나19 확산 등 영향으로 최근엔 백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 IPO로 백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 성장과 연구개발에 속도가 붙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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