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올해 2월 초 미국 주도로 추진됐던 쿼드 정상회의는 '중국을 겨냥한' 쿼드를 불편해하는 인도 때문에 지지부진한 분위기를 띠었다. 인도는 건국 이후 줄곧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방하며 어느 한 진영에 속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그러던 중 3월에 접어들면서 쿼드 정상회의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로이터는 일본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쿼드 정상회의가 12일 또는 주말에 화상 회담 방식으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입장이 전환된 계기로는 중국과의 국경 유혈충돌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양국은 오랜기간 국경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2020년 5월 라다크의 판공초(班公?)에서 충돌한 뒤 올해까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2월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해 판공초에서의 철군을 완료했지만 인도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인도 유력지인 힌두스탄 타임스는 지난 5일 쿼드에 대해 분석하면서 인도와 중국 간의 관계가 다소 불편한 지점에 와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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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현재 인도 관료들은 시진핑의 인도에 대한 접근방식에 어떤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중국군은 지난해 라다크 국경의 여러 지점에서 마찰을 일으켜 양측에 사상자를 냈다. 이는 40년 만에 양국 관계의 새로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지난 2월 양국은 마침내 국경의 한 지역(판공초)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했으나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철수)을 또 다른 문제 지역들로 확대하려는 의욕이 부족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어 "인도의 전략가들은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국의 국방 예산이 늘어나면 라다크 마찰을 의식해 인도에도 군사비 증액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올해 무기 및 시스템 구입 예산을 이미 20% 늘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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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자국 외 쿼드 당사국인 3개국(미국·일본·호주)에 인도 백신 생산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다.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해 쿼드 4개국 간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다면서 "인도는 쿼드 국가들이 (백신)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비용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런 인도를 향해 유화책과 강경책을 함께 쓰려는 모습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인도·중국의 국경분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라면서 "서로 위협의 대상이나 경쟁자 대신 친구이자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9일에는 강경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과 미국의 편을 들지 않으면서 인도에 유리한 위치를 찾는 것이 모디 정부의 지혜를 알아볼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게임을 하는 것은 인도에 안정적인 장밋빛 미래를 선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쿼드 정상회의에서는 지난달 쿼드 외교장관 회담에서 논의된 코로나19 대응 및 회복,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 해양안보 등이 심화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은 이번 쿼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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