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성장' K-바이오, 11곳이 1조클럽…업계 1위는 셀트리온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3.0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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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첫 업계 1위 올라…씨젠, 코로나19 영향 톡톡
'폭풍성장' K-바이오, 11곳이 1조클럽…업계 1위는 셀트리온


한세기 동안 성장이 더뎠던 제약업계는 새롭게 등장한 바이오기업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몇년간 제약·바이오 매출 1위를 지키던 유한양행 (71,500원 ▼800 -1.11%)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에 자리를 내 준 것은 상징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11곳이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업력이 100년이 넘는 제약업계에서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기업이 나온 이후 불과 6년 만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기록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유한양행 등 11곳이다.

유한양행이 2014년 국내 제약· 바이오 업체 중 첫 매출 1조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6년만에 업계가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2015년에는 유한양행, GC녹십자 (111,100원 ▼400 -0.36%), 한미약품 (310,000원 ▼5,000 -1.59%),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6,750원 ▼20 -0.30%) 등 3개 기업만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한국콜마 (48,300원 ▼400 -0.82%),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110,500원 ▼1,100 -0.99%), 종근당 (100,600원 ▼1,200 -1.18%) 등이 매출 1조원을 올리면서 1조원 클럽 업체가 9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이하 삼성바이오)와 씨젠 (21,900원 ▼300 -1.35%)이 처음으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성장했다고 보고있다.

삼성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1조1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영업이익은 292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등과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신속하게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진단키트 긴급사용허가를 받은데 이어 다양한 진단키트를 개발해 수출했다. 덕분에 매출은 1조1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9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15.6% 증가한 6762억원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도 코로나19 덕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GC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41억원,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각각 10.8%와 20.6% 증가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위해 전 세계에서 독감 백신 수요가 증가했고, 덕분에 GC녹십자의 백신 사업 부분이 성장했다.

업계 1위도 유한양행에서 셀트리온으로 뒤바뀌었다. 전통제약사가 아닌 바이오 업체가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1조8491억원으로 63.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8.4% 증가한 7121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 확대로 공급량이 늘어난데다 제1공장 증설과 생산 효율성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셀트리온이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조5884억원, 영업이익 1조778억원이다. 특히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의 수출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적인 실적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제품 유통을 맡고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매출 1조6276억원을 기록해 2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47.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배 이상 증가한 3621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 한국콜마,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성장했고, 코로나19와 관련된 진단키트 업체들도 실적이 증가했다"며 "전통 제약사 중에는 만성질환 치료제 등 코로나19 영향을 적게 받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업체들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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