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마리 미생물 화장품 뜬다"…'마이크로바이옴'이 뭐기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3.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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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봄, 뷰티업계 대세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신상품 출시 봇물

코스맥스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제조된 닥터자르트의 바이옴 에센스&블루샷코스맥스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제조된 닥터자르트의 바이옴 에센스&블루샷


#올해 2월 화장품 연구·개발·생산기업 코스맥스 (134,500원 ▼800 -0.59%)는 피부에 살고 있는 상재균이 피부 노화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등재했다. 피부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의 군집, '마이크로바이옴'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미생물이 다양한 피부 대사를 조절하며 항노화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뷰티업계에서 기존 기능성 화장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5세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피부 노화를 조절한다는 콘셉트의 마이크로바이옴은 기초 화장품에서 색조화장품, 헤어케어 제품에까지 침투하면서 2021년 봄 화장품 업계의 기능성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트렌드는 코스맥스를 비롯한 K-뷰티 화장품 기업이 글로벌 화장품 1위 로레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코스맥스는 세계 최초로 제2의 지놈(유전자)으로 불리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개발했다. 젊은 여성의 피부에서 많이 발견되는 'Strain CX' 계열의 상재균을 닥터자르트 제품에 녹여낸 것이다. 그렇게 2019년 국내 시장에서 첫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출시됐는데 제품명은 닥터자르트의 '바이탈 하이드라 솔루션 수분바이옴 에센스'다. 이 제품은 2019년 올리브영 에센스 부문 1위에 등극하며 대박을 냈다.



코스맥스의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개발 직후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랑콤은 "15년을 연구했다"며 새로운 전략 무기로 마이크로바이옴을 들고 나왔다. 로레알의 연구 결과는 랑콤의 에센스 '제니피끄'에 반영됐다.

이후 2020년부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출시를 본격화했다. 또 화장품 제조·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는 '바이옴 연구소'를 열어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 봄 현재 뷰티업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잘 팔리는 제품에는 대부분 '바이옴' 글자가 따라붙을 정도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 마몽드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세라마틱스 크림'을 출시했고 아이오페의 5세대 에어쿠션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적용했다. 헤어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 샴푸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적용됐고, 이니스프리는 그린티 씨드 세럼에 '그린티 바이옴'을 넣어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동국제약 센텔리안24 텐션-업 마이크로바이옴 앰플동국제약 센텔리안24 텐션-업 마이크로바이옴 앰플
그밖에 LG생활건강의 오휘, AHC, 동국제약 (16,060원 ▼220 -1.35%)의 센텔리안24 등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화장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나섰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바이옴' 문구만 믿지 말고 제품의 실제 기술력 차이를 구분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매우 광범위한 개념으로 장내 유산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어서다. 피부의 항노화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특허받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이 함유된 화장품인지, 아니면 유산균 등을 적당히 넣고 '바이옴'을 붙인 화장품인지가 현재로서는 구분이 안 되고 있다. '바이옴'이라는 단어가 뷰티 마케팅에서 무분별하게 활용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박명삼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장은 "코스맥스는 6년에 걸친 연구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노화의 상관관계를 밝혀냈으며 피부를 개선하는 균주를 찾아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며 "실제 피부에서 일어나는 항노화와 마이크로바이옴의 상관성을 밝혀낸 기술로 차별화를 만들어냈으며, 향후 차세대 항노화 화장품과 바이오 소재로 활용되며 초격차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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