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직접 '아카데미' 설립…지역·대학과 연계도
8일 IT 업계에 따르면 NHN은 올 상반기 중 경남 김해에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전문 교육기관인 'NHN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오는 9월 정식 개강한다. NHN 김해 데이터센터 구축과 연계해 지역 인재를 실무형 개발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IT 기업이 대학과 손잡고 인재를 육성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지란지교시큐리티 (3,460원 ▲60 +1.76%)는 이화여대·충남대·국민대 학부 과정과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과정과 손잡고 보안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애플도 한국 대학과 손잡고 무료 개발자 스쿨 '애플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갑질'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통해 개발자 아카데미를 설립하겠다며 약 25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한 바 있다.
IT 유니콘·대기업 SW 아카데미 몇년 전부터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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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이용자가 급증한 IT 유니콘 기업들 역시 수년전부터 필요한 직무 개발자를 직접 키우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0개월 과정으로 '우아한테크코스'를 운영한다. 지난달 시작된 과정이 벌써 3기째다. 웹 백엔드(데이터베이스·서버 분야)와 웹 프론트엔드(웹 디자인·웹페이지 구현 등)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이는 네이버·카카오 등 다수 IT 기업에서 수요 높은 기술들이다. 모집 경쟁률도 상당하다. 여기서 배운 기술로 다른 IT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모집했던 1기는 19대 1, 지난해 11월 수료한 2기는 13대 1이었다. 기수마다 52명을 뽑는데 수료율이 85% 이상이다. 1기의 경우 수료생 중 23명은 우아한형제들로, 15명은 네이버·카카오 등 다른 IT기업에 취업해 취업률 87%를 기록했다.
삼성·한화 등 대기업도 자체 SW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특히 만 29세 미만 청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삼성의 '삼성 청년 SW(소프트웨어)아카데미'(이하 SSAFY)는 내달 6기를 모집한다. SSAFY 출신들도 삼성 계열사뿐 아니라 농협중앙회, 신한은행, 신세계INC, 다날, 인바디 등 각종 기업의 IT 개발자 수요를 채우고 있다.
업계 "개발자 풀 키우고 양질화 필요"…왜?
IT 기업들은 자사 교육과정 수료생들이 자사로 취업하지 않아도 상관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력 이동이 잦은 IT 업계 특성상 일단 개발자를 양성해 놓으면 돌고 돌아 자사로도 유입될 수 있다는 셈법이다. 국내 IT업계 개발 능력의 상향 평준화를 꾀할 수도 있다.
한 IT 기업 관계자는 "이런 교육과정이 당장은 비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도 "자사 교육과정 수료생들 중 능력이 있는 개발자들이 다른 회사로 가더라도 그 자체가 업계 전반의 기술력을 향상시켜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장기적으로 자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