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주문이 늘며 불가피하게 급증한 일회용 쓰레기들. 안 먹는 밑반찬을 미리 빼는 것만으로도 쓰레기를 조금이나마 더 줄일 수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그날 이후 배달 주문을 할 때 안 먹는 반찬은 "빼달라"고 요청했다. 카레를 시킬 땐, 밑반찬 중 단무지만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쓰레기가 확연히 줄었다.
만두 포장할 때 "단무지는 안 먹으니 빼주세요"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주문이 늘며, 플라스틱 일회용 쓰레기도 어쩔 수 없이 급증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포장할 때 용기를 미리 챙겨가는 방법도 있다. A씨는 "반찬가게서 반찬통을 미리 주고, 조리한 반찬을 담아달라고 한다"며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환경을 위해"라고 했다. 식재료 배달시 완충 포장재(일명 뽁뽁이)가 너무 많이 필요한 계란은 오프라인에서 산단다.
"일회용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빼달라"고 배달앱에 남긴 메시지./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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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줄이자", 가게들도 고민
일회용 휴지 대신 손수건을 쓰는 가게도 있다. 사진은 카페 얼스어스./사진=남형도 기자
B씨는 집 근처 카페서 컵 대여 서비스를 이용한다. 카페 여러 곳이 함께 진행하는데, 한 곳에서 대여한 컵을 다른 곳에 반납할 수 있다. 가게 앞엔 바구니가 있어, 문 닫은 시간에도 넣을 수 있다. 그는 "컵 대여시 음료값 할인도 된다"며 "이런 업체와 서비스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카페 '얼스어스(Earth us)는 일회용 냅킨 대신 손수건을 둔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스푼을 비치했다. 텀블러·용기가 없으면 테이크 아웃도 할 수 없다. 지구를 배려하는 생각에 손님들도 깊이 공감한다. 게다가 맛도 좋다.
더 나아가면…'소비 방식'의 변화
유리 빨대와 파우치./사진=제로웨이스트샵
일회용 대신, 다회용 물품으로 쓴다. C씨는 "커피머신을 장만해 사 마시는 대신 집에서 해먹으면 플라스틱이 줄고, 생리대를 사는 대신 생리컵·면생리대를 써서 쓰레기를 줄인다"고 했다. D씨는 "일회용 기저귀 때신 천기저귀, 휴지 대신 면손수건, 그리고 비닐 대신 면 가방을 쓴다"고 했다.
텀블러는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게 핵심이다./사진=남형도 기자
음식 재료를 서로 공유한다. 박정희씨는 식재료를 산 뒤 회사 동료와 나눈다. 예컨대, 박씨는 멸치 볶음을 하고 남은 멸치를 주고, 동료는 콩나물국을 한 뒤 남은 콩나물을 준다고. 그는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이 방치됐으면 음식물 쓰레기가 됐을텐데, 좋은 나눔도 되고 환경도 지켜서 좋다"고 했다.
'원플러스원(저렴한 물건 사기)'을 경계한다. E씨는 "싸다고 현혹돼 산 물건은 결국 끝까지 다 못 쓰고 버리는 게 많다"며 "다 써서 떨어지면 사거나, 한 두 번 쓸만큼 떨어질 양이 남으면 그때 사는 게 소비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쓰게 된다고. 그는 "치약을 가위로 잘라서 파내서 다 썼다"며 "여분이 있었으면 그냥 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도록 돼 있는 장바구니./사진=독자 제공
특히 환경 보호를 위해 산 제품은 더 그렇다고. F씨는 "텀블러·에코백은 최소 수백번 이상 써야 효과가 있단 글을 봤다"며 "이런 걸 오래 안 쓰고, 크기와 색깔이 다른 여러 제품을 사면 오히려 일회용 컵보다 더 많은 온실 가스가 나온다고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