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 "가해자의 '그 정도로 나쁜X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 소름"

뉴스1 제공 2021.03.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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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때까지 이미 쓰레기란 쓰레기 다 만나봤지만…"
"그들은 사과도 인정도 안하더라" SNS통해 괴로움 호소

배우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배우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걸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가 다시 한번 상처를 고백했다.

권민아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중학생 때까지 이미 난 정말 억울하게 쓰레기란 쓰레기도 다 만나봤고 너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피해? 사건? 사고? 등을 뉴스에 나올 정도로 다 겪어봐서 너무 단단하다 못해 웬만한 일에는 무뎌져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난 단 한 번도 누구에게도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상처를) 털어놓고 말해본 적도 도움을 청한 적도 신고한 적도 없이 입을 꼭 다물고 누구 앞에서 쉽게 눈물 보인 적도 없고, 혼자 해결하고 살았다"며 "주변 사람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게 만들기 싫어서, 일이 커지는 게 싫어서 또 처벌도 제대로 안 해줄 나라이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권민아는 "초등학생 때부터 집안 생활이 걱정됐고 중학생이 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결국 자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학력은 고졸이지만 고등학교는 연습생 생활에 몰두했으니까 이래저래 나는 배운 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머리에 든 건 있다"라고 학창 시절의 기억을 더듬었다.

더불어 권민아는 "당시 상황과 흙수저, 이혼, 가해자들 탓 원망 하냐고? 혹시 그때 쌓인 게 지금 터진 거 아니냐고?" 절대 아니다. 그 생활 속에서도 고생하면서 열심히 키워 주시고 양심 있고 정직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학창 시절에 안 좋은 소문 등이 돌기도 했다는 권민아는 "가해자들에게 나도 같이 싸워도 봤고 말리고 참기도 해봤다. 속수무책일 경우도 있었다"라고 토로하며 "그래도 끝까지 할 말은 했고 내가 알아서 다 인정 받고 사과를 받아왔다. 그리고 그 경험들 덕분에 내가 단단해지고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고 기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그는 "가해자는 사과를 안 한다. 인정도 일부분도 안 하더라"라고 답답한 마음을 표하며 "기억 안나는 것들은 가해자들의 수법이야 뭐야? 또 뭐라더라 '내가 그런 짓 할 정도로 나쁜X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건 가해자 당신 생각이고 당한 내가 기억이 있는데 아니고 자시고는 피해자가 판단하는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배우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배우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와 함께 권민아는 10년간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폭로한 날로 돌아가고 싶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침착하게 하나하나 또박또박하게 적어 나갈걸…급급하게 내 분노에 못 이겨서 엉망진창으로 쓴 글이 사실 그게 다가 아닌데 좀 더 제대로 쓸 걸 하는 후회가 됐다"며 "마지막 입장문도 SNS를 닫은 것도 내 의사는 아니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살아온 방식 또한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에서의 살고 겪은 것들을 지금은 글솜씨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곧 다 말하려고 한다. 날 위해서, 마음에 응어리진 걸 다 털어놓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물론 수위 조절 등을 하겠지만 이제는 그러한 일들에는 참을 필요도 없고 할말은 하고 살자고 계속 나에게 인식을 시키고 있다"라며 또 다른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어디선가 연약한 피해자가 당하고 있다면 다 털어놓아야 한다"며 일련의 폭력 사태들에 대한 생각을 전하며 "굳이 약까지 먹어가면서 '피해 줄까 봐' (생각하며) 활동 하지말라"라고 조언을 남겼다.

한편 권민아는 2012년 AOA 멤버로 데뷔한 뒤 지난해 7월, 팀의 리더였던 지민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AOA에서 불가피하게 탈퇴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한번 쓰라렸던 상처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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