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도 인생도 불확실성 아래 확률게임[류근관의 통계산책]

머니투데이 류근관 통계청 청장 2021.03.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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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도 인생도 불확실성 아래 확률게임[류근관의 통계산책]


테니스는 4명이 복식경기를 하면 완전고용이 달성된다. 4명 가운데 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로나19(COVID-19)에도 올해 테니스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이 지난달 성황리에 종료됐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무결점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가 차세대 3인방 중 한 명인 다닐 메드베데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승리로 조코비치는 3년 연속이자 통산 9번째 호주오픈 테니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테니스 경기에서도 통계를 보면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게임을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서브 에이스 수, 첫 번째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 서비스 포인트, 리시브 포인트, 브레이크 포인트, 더블 폴트 수 등을 비교해 보면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 파악이 가능하다. 주최 측도 같은 통계를 분석해 경기 중 실시간으로 선수별 승리 확률을 제공한다.



지난해 말 남자프로테니스(ATP)는 1991년부터 30년간 ATP투어에 참가한 모든 선수의 총 득점을 통계로 추출한 뒤, 가장 득점률이 높은 선수를 순서대로 뽑았다.

예상대로 라파엘 나달(54.55%), 노박 조코비치(54.40%), 로저 페더러(54.17%)가 최상위 세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 3인방이 왜 위대한 선수이고 십수년간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번갈아가면서 차지하고 있는지 통계로도 확인됐다.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톱 클래스 선수조차 평균 득점률이 50%를 살짝 넘을 정도로 테니스 경기는 점수를 거의 50대 50으로 주고받는 게임이다.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결정된다.

집중력을 통해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가 승리하는 정신력 싸움이기도 하다. 이번 호주오픈 결승전에서도 메드베데프의 패인 중 하나는 실책 부문에서 조코비치(17개)보다 13개 더 많은 30개를 기록한 것이었다.

우리 삶과 비즈니스도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확률 게임이 아닐까. 단번에 100%의 완벽한 성공이나 승리를 거두는 일은 불가능하다. 어떤 위인전 속 인물이나 현재 큰 성공을 거둔 유명인 중 실수나 시행착오 없이 위대함을 성취한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테니스를 보고 즐기면서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집중력을 발휘해 실수를 줄이고 남들과 차별화된 작은 차이를 쌓아 나가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류근관 통계청장류근관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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