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200억대 횡령·배임' 최신원 구속기소…SK본사 압수수색도

뉴스1 제공 2021.03.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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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혐의만 1651억…허위급여 등 명목으로 584억 횡령
직원 명의로 차명 환전해 해외로 수억원 빼돌린 혐의도

거액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거액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1.2.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검찰이 차명으로 조성한 비자금 수억원을 해외로 빼돌리고 회삿돈 수천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68)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5일 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 및 친인척 등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호텔 빌라 거주비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의 명목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6개 회사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최 회장에게 적용된 배임과 횡령 금액은 각각 1651억원, 584억원이다.



이중 배임과 관련해 최 회장은 2009년 개인 골프장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개인회사에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 대여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또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SK텔레시스가 부도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SKC로부터 3회에 걸쳐 936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받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당시 SKC 이사회가 텔레시스의 회계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하고 SKC로 하여금 두 차례에 걸쳐 텔레시스의 금융권 대출채무 300억원의 보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의 채무부담확약서를 발급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운영하던 또 다른 회사로 하여금 개인 채무를 이행토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5일 압수수색한 SK 서린빌딩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2021.3.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검찰이 5일 압수수색한 SK 서린빌딩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2021.3.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최 회장은 이와 함께 텔레시스의 자금 164억원을 회계처리 없이 인출해 개인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하거나 가족과 친척 등을 SK네트웍스 등 6개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32억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모두 584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 부실 계열사의 자금조달 과정에서 신성장동력 펀드를 기망하는 방법으로 275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거나(자본시장법 위반 등), 직원 명의로 수년에 걸쳐 140만 달러 상당(약 16억원)을 차명으로 환전해 80만 달러 상당(약 9억원)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도 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을 기소하기에 앞서 SK그룹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은 최 회장의 혐의 중 SKC가 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그룹 지주사가 관여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피의자로 입건되거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기소된 일부 범죄혐의에 그룹 지주사 등이 관여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신원 회장의 일부 혐의 및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018년 SK네트웍스에서 200억원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검찰은 최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로 빼돌렸는지 여부와, SK네트웍스 자사주 취득과정에 최 회장이 개입해 이득을 본 사실이 있는지를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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