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상승'…최근 은행주 급등엔 이유가 있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3.05 12:27
글자크기

[오늘의 포인트]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연초 강세장에도 맥을 못 추던 은행주가 가파른 오름세다. 최근 큰 폭으로 오른 미국 국채금리가 호재다. 미국 국채와 상관관계와 높은 국내 국고채 금리와 시장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 그만큼 은행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오후 12시 24분 제주은행 (12,400원 0.00%)은 전일대비 590원(6.55%) 오른 9600원을 기록 중이다. KB금융 (69,800원 ▼500 -0.71%)기업은행 (13,460원 ▼490 -3.51%)은 각각 1.31%, 1.17% 상승 중이다. 신한지주 (46,000원 ▼1,200 -2.54%), 우리금융지주 (14,260원 ▼330 -2.26%), 하나금융지주 (57,800원 ▼1,100 -1.87%) 등은 보합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KB금융, 신한지주, 기업은행, 제주은행 등은 4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4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재차 반등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최근 1.4%대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1.569%까지 치솟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대응이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웹세미나에서 "시장의 무질서한 상황이나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금융시장의 지속적인 긴축이 있을 수 있다"며 국채 금리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긴 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연준이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반영해 명목금리를 반등을 제어할 가능성도 낮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연준이 명목금리 상승 속도조절에 개입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폭이 커지면서 실제 물가도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며 "실질금리를 적절히 낮은 수준에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명목금리 제어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전날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배럴당 63.83달러로 전일대비 4.2% 급등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주도의 동맹국들이 4월부터 원유 생산규모를 동결한 여파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주 실적 기대감도 높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국내 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2bps(1bp=0.01%포인트)로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1분기 은행들의 NIM(순이자마진)도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주 중에서도 지방은행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장세에서 대형 은행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게 투자포인트다.

DGB금융과 BNK금융의 PER(주가이익비율)은 3.6배, KB금융과 신한지주 PER이 5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기 악화와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대출 구조로 지방은행들의 주가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는 글로벌 은행주와 비교해 배당 및 가계대출 규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리 지원 및 대출 재연장 등 각종 규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경우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