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3.02.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을 임명했습니다."(4일 오후4시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윤 총장은 이날 오후2시 여권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박탈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추진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격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이제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후 3시15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4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사의 수용과 관련한 브리핑을 한 후 질문을 받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더구나 청와대의 공식 발표는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는 '25글자'가 전부였다. 청와대가 윤 총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하라"고 경고한 지 사흘 만에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그 과정 역시 언론을 통해 이뤄진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불쾌한 심정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정만호 수석은 오후4시 다시 춘추관을 찾아 신임 민정수석비서관 인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에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하면서, 검찰 고위급 인사 문제와 관련해 장고 끝에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한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문재인정부 첫 검찰출신 민정수석이었던 신 수석이 물러나면서 다시 비(非)검찰 출신 민정수석 체제로 복귀했다. 김 신임 수석은 비검찰 출신이지만,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손발을 맞췄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민정수석 문재인, 사정비서관 신현수, 법무비서관 김진국은 16년 뒤 청와대에서 이렇게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권을 행사하며 최근 윤 총장 사태와 신 수석의 사의파동을 수습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 사의를 즉각 수용하고 곧바로 신 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건 문 대통령이 이번 검찰개혁과 관련된 혼란 상황을 빨리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