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은 왜 인천을 찾았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을 중심으로 수소경제는 말 그대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차가 포스코와 협력한데 이어 SK와도 적극적인 수소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SK그룹은 수소 양산 시계도 상당히 앞당겼다. 당장 2023년부터 인천에서 액화수소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 양산 계획을 세운 현대차·포스코보다 빠르다.
역시 연내 나올 기아차의 첫 순수전기차 전용모델 CV, 제네시스 첫 순수전기차, 전기버스와 전기승합차, 수소전기트럭도 전량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한다. 정의선 회장이 이날 직접 SK인천공장을 찾아 최태원 회장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뽐낸데는 다 이유가 있다.
수소는 양 그룹 간 고리를 더 단단히 해줄 요소다. 최 회장과 정 회장은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구성도 추진하기로 했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수소 관련 논의 중심축을 한국으로 옮겨올 수 있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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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수소대전 참전 채비…바이든의 입 "수소, 점프-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기 전에 반도체 칩을 들고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글로벌 수소산업계는 케리 특사의 발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오일메이저들의 수소사업 진출을 사실상 지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한다. 케리 특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고 파리기후협약에 직접 서명한, 환경문제에 있어 상징적인 인물이다.
케리 특사를 통한 주문엔 디테일이 살아있다. 그는 "수소는 지금은 대부분 가스에서 추출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만들려는 노력을 통해 탄소배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석유-가스회사들은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엄청난(incredible)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국내 수소기업 고위관계자는 "케리 특사의 발언은 수소산업 전반의 판을 바꿔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소경제 구축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수소, 영건들도 뜬다미국 수소시장 개화는 K-수소얼라이언스의 또 다른 축인 한화그룹에 더 없는 호재다. 한화는 수소 인프라스트럭쳐 전문기업 니콜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수소트럭 생산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니콜라지만 한화는 태연하다. 니콜라의 본질적 가치는 트럭이 아닌 수소 밸류체인에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계열사들의 발전기술과 수전해기술을 투입해 니콜라가 미국 서부 일대에 구축하고 있는 수소공급망 사업의 한 축을 맡는다는 방침이다. 보쉬와 GM 등도 각기 전공분야를 맡아 니콜라 수소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 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사장으로서는 미국 수소경제 본격화가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기존 주력인 태양광사업과도 긴밀하게 연결되는게 수소사업이다.
미국 뿐 아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협력 MOU(양해각서)를 주도했다. 아람코가 생산하는 암모니아를 수입함은 물론 LPG를 들여와 국내서 수소 양산에 들어간다. 여기서 발생하는 CO2는 사우디로 다시 실어가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