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원 미달 속출…대학 존립 자체 '흔들'

뉴스1 제공 2021.03.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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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및 코로나19 여파…사립대 고민 깊어져
긴축재정으론 한계…"지자체·국가가 나서야"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99% 이상의 신입생 충원률을 기록해왔던 전북지역 주요대학들에서 올해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군산대, 전주대, 원광대, 우석대 전경 모습.© 뉴스1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99% 이상의 신입생 충원률을 기록해왔던 전북지역 주요대학들에서 올해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군산대, 전주대, 원광대, 우석대 전경 모습.© 뉴스1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박슬용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99% 이상의 신입생 충원율을 기록해왔던 전북지역 주요대학들이 신입생 미달사태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사립대의 경우 하락폭이 컸다. 각 대학에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전북지역 주요대학들에 따르면 지역 거점 대학인 전북대학교의 올해 신입생 충원률은 99.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치다. 전북대는 2019년에도 99.6%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전북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의 경우 상황은 다르다.



같은 국립대인 군산대학교의 경우 올해 1736명 정원에 86.5%인 1501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도 99.8%에 비해 13%p 이상 하락한 수치다.

사립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적게는 191명에서 많게는 700명 넘게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했다.

전주대학교는 정원 2570명의 92.5%(2379)를 채우는데 그쳤다. 전주대의 전년도 충원율은 100%였다.


우석대 역시 신입생 충원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우석대는 올해 1726명 가운데 84.2%인 1453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99.1%보다 15%p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특히 원광대학교의 경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올해 원광대에 입학한 신입생은 2833명이다. 정원이 3543명인 점을 감안할 때 신입생 충원율은 79.9%에 불과했다. 전년도 충원률이 99.5%임을 감안할 때 하락 폭이 20%p에 달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전북 전주시 영생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부모님의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전북 전주시 영생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부모님의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각 대학들은 이 같은 현상을 학령인구 감소에서 찾고 있다. 또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입시홍보 등에 제약이 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타지역 신입생이 많았던 원광대의 경우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원광대 관계자는 “타지역에서 많은 신입생들이 매년 입학하는데 올해는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여파로 대학박람회 등 학교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신입생 미달사태에 대학들은 당장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료가 학교 운영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대의 경우, 고민은 더욱 깊다. 교육환경과 수업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 모 사립대학 관계자는 “재학생이 줄어들면 입학금, 등록금 수입료 감소에다 교육부 지원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사립대는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의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학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직원들의 복지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각 대학들은 자구책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긴축 재정을 검토하고 각 자치단체와 기업 등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연구나 외부사업 수주 독려에 나선 대학도 있다.

하지만 대학 자체만의 고민과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모 사립대 관계자는 “신입생 충원 문제에 대한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면서 “현재 총장님을 필두로 전 직원이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입생 충원율 하락은 근본적으로 학령인구 감소 현상으로 빚어진 문제다. 당장 우리대학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고 해서 신입생 충원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우리대학은 그동안 신입생 충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해왔고 조만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도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학교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의 20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을 지자체와 함께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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