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패완판"에 與 잠룡들 "정치행위" 속속 참전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21.03.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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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등검찰청에 도착해 관용차에서 내려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 지지자 등이 몰리자 이를 제지하려는 검찰 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엉켜 출입구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2021.3.3/뉴스1(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등검찰청에 도착해 관용차에서 내려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 지지자 등이 몰리자 이를 제지하려는 검찰 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엉켜 출입구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다. 2021.3.3/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어조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속속 비판 대열에 나서고 있다. 검찰총장으로선 부적절한 정치행위라며 사실상 차기 대선을 의식한 견제구를 날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며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일침을 놨다. 윤 총장이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위원이 아닌 검찰총장에 대해 정식으로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윤 총장의 사퇴 방안을 앞장서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연말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국면 해결을 위해 두 사람의 동반 사퇴를 건의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대선주자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정 총리가 검찰개혁 이슈에서 윤 총장과 각을 세움으로써 친문 성향 지지자들에게 보다 선명한 개혁 성향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 안정을 책임지는 총리로서 상황 추이에 따라 실제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 거취에 대한 건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검찰 수사-기소 분리가 가야할 길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국회의원 정책협의회 자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문 대통령의 말씀에 들어 있는 기준에 따라 행동해주시면 좋겠다"고 윤 총장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 과거의 검찰이 아니라, 국가 질서의 유지와 국민 인권보장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는 검찰로 거듭나도록 하는 검찰개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많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가야 할 도도한 흐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의 언론 인터뷰가 "퇴임 후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수순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총장의 행동은) 개혁의 대상인 일부 정치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다시 한 번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산업에 대한 주제 삼아 논의를 이끌어왔다.

최근 대선주자로서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윤 총장의 사퇴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직을 걸고'라는 표현으로 국민과 개혁세력을 압박하는 모습은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며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며 "남은 임기 4개월동안 국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의 길에 복무할 것인지 분명하게 선택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들에 비해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전날 윤 총장 인터뷰에 대해 말을 아낀 데 이어 이날 역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거듭 말한 것처럼 검찰 개혁에 대한 의견이라면 법무부를 통해 의견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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