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차 베테랑 기사인 제주여객 소속 김상남씨(55)가 지난달 27일 오전 8시50분쯤 운행 중 상가 화재를 목격하고 버스 뒷좌석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깜짝 놀란 김씨는 오른쪽 사이드 미러로 불이 난 상가를 계속 살피다 버스를 멈춘 뒤 소화기가 있는 뒷좌석으로 달려갔다. 소화기를 들고 버스에서 내린 김씨는 한달음에 상가로 달려가 불길을 잡기 시작했다.
소방차가 도착하자 김씨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이 모든 일은 불과 2분여 만에 벌어졌다. 불이 난 상가 옆에는 주유소가 있었기 때문에 김씨의 선행이 아니었다면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같은 김씨의 미담은 지난 2일 상가 주인이 감사 인사차 제주여객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알려졌다. 상가 주인은 김씨에게 수차례 "사례금을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사례금을 받을 정도의 일이 아니다"며 계속 사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2년차 베테랑 기사인 제주여객 소속 김상남씨(55)가 지난달 27일 오전 8시50분쯤 운행 중 상가 화재를 목격하고 버스 뒷좌석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여객 관계자는 김씨에 대해 "그동안 민원이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기사님"이라고 소개하며 "제주도 대중교통과에 김씨에 대한 표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조만간 김씨에게 감사패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박근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골든타임 안에 소화기를 신속하게 사용해 화재를 막을 수 있었다"며 "남다른 용기와 희생정신으로 대형 화재 방지에 크게 이바지해 주신 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